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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SEL50F14Z - 광안리블루스

by coinlover 2016. 10. 1.

 

 

 

 

 

 

 

 

 

 

 

 

 

 

 

 

 

 

 

 

 

 

 

 

 

 

 

 

 

일이 있어 부산에 갔다가 광안리에서 하루 저녁을 보냈다.

 

광안리에서 1박을 한건

 

대학동기였던 우경이 입대 기념 군주를 하러 부산에 갔던 99년 이후 처음인 듯 하다.

 

그때 한창 광안대교 기초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완성된 광안대교는 부산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고

 

많은 사람들이 그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곤 한다.

 

광안대교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봐왔을까.

 

99년 초봄 그 늦은 밤에 술에 취해 바다로 뛰어들었던

 

병신같은 우리의 모습도 기억하고 있겠지.

 

아니 그가 그것을 기억하는가 하지 않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 모습을 보며 내가 잊었던 기억을 되살리는 것 자체가

 

이미 의미를 불러일으킨 것이 아닌가.

 

 

이런 아침 백사장에 로우앵글로 설치해둔

 

내 카메라 안에는 아무 의식없이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스치듯 내 카메라로 들어왔다 사라졌다.

 

그리고 우리의 짧은 인연처럼 그들이 남긴 발자국도

 

거친 파도에 쓸려 사라지고 말았다.

 

찰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우리와 달리

 

인간이 만든 건축물에 불과한 대교는

 

몇년동안 변함없이 그 모습들을 바라봐 왔으리라.

 

그리고 아무말도 없는 광안대교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었던 기억을 되살렸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