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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만화방 예찬

by coinlover 2016. 7. 20.

 

 

 

 

 

 

 

예전에는 만화방을 참 자주 갔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만화책을 미리볼 수 없게 래핑이 되어 나오기 시작했고

 

만화를 그렸던 터라 그림의 퀄리티를 중시했던 나는

 

표지 그림에 속아서 만화책을 사지 않기 위해(인터넷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절이니까)

 

만화방에 가서 미리 그 만화의 수준을 가늠해보고 나서야

 

만화책을 구매하곤 했었기 때문이다.

 

요즘은 예전만큼 만화책을 사지도 않고 만화 그리기에서도 많이 멀어진 상태지만

 

그래도 가끔 10분에서 1시간 사이의 시간을 혼자 보내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인근의 만화방에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

 

혼자서 뭔가를 하는데 대한 거부감이 크게 없는 편이지만

 

짧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카페나 식당에 들어가는 것은

 

참 애매할 때가 많은데 만화방은 그런 부담이 전혀 없다.

 

요즘은 많이 세련되게 변해서 카페같은 분위기의 만화방도 생기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곳은 종이 냄새가 강하게 나는오래된 곳들이다.

 

만화방이란 의례 그런 곳이어야 하는 것이다.

 

앉아있다보면 시간 개념이 사라지고

 

나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강박관념들도 함께 녹아버리는 느낌이 드는....

 

어떤 사연이 있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저

 

머릿속을 비워줄 가장 저렴하고 즐거운 컨텐츠를 제공해 주는 곳.

 

어떤 곳에 가도 주위의 상황을 신경쓰는 내게

 

가장 편안한 휴식을 주는 공간인 만화방.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이러한 나의 기호는 변치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