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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gmentary thought

북소년카페....

교사가 되고 나서도 북소년 카페에는 자주가서 여러 자료를 구하곤 한다.
자연히 역사인 쉼터, 왁자지껄 게시판에도 가보고
요즘 문제가 되는 익명 게시판도 들어가 본다.

내게도 사회과 임용을 준비하는 선배, 동기, 후배들이 많다.
매년 티오가 발표날때면 같이 답답하고
임용결과 발표가 나면 같이 슬프다.
아직도 나는 임용에서 관심을 끊을 수가 없다.
아무리 말려도 사범대 가겠다는 제자들까지 가세해서
임용시험에 대한 걱정은 더욱 커져만 간다.

근데... 요즘 북소년카페 익명게시판을 보면 섬짓하기만 하다.
몇년동안 임용준비하느라 피폐해진거 알지만,
나지 않는 티오때문에 긴장되고 힘든거 알지만,
인격이 의심되는 리플이나 글을 남긴 걸 보면
같은 동료교사로서 그런 이들을 맞이하게 될까봐 두렵기만 하다.
(교원평가제 상황하에서,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그런 이들이
얼마나 주변 인들을 깎아내리고 헐뜯을 것인가...)
그러한 인격을 가진 사람이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게 된다는 것이
무섭기만 하다....

한번 뱉은 말은 다시 담지 못하는 법인데..
교사가 될 사람들이 익명성에 기대어 악플러로 거듭나는걸 보니 갑갑하기만 하다.
나도 저 입장이었다면 그런 행동을 하고 있었을까....

교사의 위상은 교사 스스로 세워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들 스스로 직업으로서의 교사만을 내세운다면 답이 없을 것이다.
우리가 비록 노동자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마음가짐은 성직으로서, 때로는 전문직으로서의 자각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물론 교육현실은 갈수록 힘들어지지만
아이들은 갈수록 거칠어지지만 교사가 될, 교사가 된, 교사였던 우리들은
이 현실과 타협하거나 타락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현직교사들이 뭘안다고 지랄이냐?
교사되니까 지 밥통만 지키냐 등의 말은 반사하겠다.
적어도 나는 그들과 같은 과정을 거쳐 임용되었고
그들과 같은 고민을 공유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분들이여!!
여러분이 다른 이들만큼 힘들다는거 인정합니다.
여기서 탈락하면 할게 없는 것도, 희망없는 시험에 갇혀 갑갑해하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사가 될 사람이라면 적어도 그에 걸맞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초심으로 돌아갑시다.
우리는 교사가 되고 싶은 것이었습니까?
아니면 교사라는 직업을 갖고 싶은 것이었습니까?

임용고사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힘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