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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벌써 일년 - 처외할머니 1주기

by coinlover 2016. 3. 12.

 

 

 

 

 

작년, 학교를 옮기고 정신없는 와중에 겪었던 처외할머니 상.

 

서늘했던 분위기의 그날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일년이 흘렀다.

 

 

 

 

처가는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기에

 

제사는 모시지 않는다.

 

처외할아버지댁에서 가정예배를 본 후

 

할머니의 유골을 모신 추모공원에 다녀오는 것으로 1주기 추모행사는 끝났다.

 

국가유공자인 할아버지는 국립묘지에 안장되실 수 있기에

 

언젠가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 할머니와 합장하기 위해

 

추모공원에 모신 거라고 한다.

 

두분이 다시 만나는 그날이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다.

 

 

 

납골당안에 모셔진 유골함은 참으로 비현실적이다.

 

한사람의 영혼이 담겼던 그릇이

 

한면이 50Cm 밖에 되지 않는 정육면체 안에 들어가 있다니.

 

할머니의 이름과 할아버지와 함께 찍었던 사진만이

 

이곳에 할머니가 계시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

 

삶과 죽음은 이토록 가볍기만 하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진진이는 마냥 즐겁기만 하다.

 

진진이의 머리 속에 죽음이라는 개념이 생기는 건 언제가 될까?

 

이미 저 멀리로 떠나간 해철이 형처럼

 

병아리를 보고 죽음을 깨닫게 될까?

 

누군가에게는 가장 슬플 토요일이

 

경쾌하기만 한 진진이의 발걸음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