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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학교를 옮기고 정신없는 와중에 겪었던 처외할머니 상.

 

서늘했던 분위기의 그날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일년이 흘렀다.

 

 

 

 

처가는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기에

 

제사는 모시지 않는다.

 

처외할아버지댁에서 가정예배를 본 후

 

할머니의 유골을 모신 추모공원에 다녀오는 것으로 1주기 추모행사는 끝났다.

 

국가유공자인 할아버지는 국립묘지에 안장되실 수 있기에

 

언젠가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 할머니와 합장하기 위해

 

추모공원에 모신 거라고 한다.

 

두분이 다시 만나는 그날이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다.

 

 

 

납골당안에 모셔진 유골함은 참으로 비현실적이다.

 

한사람의 영혼이 담겼던 그릇이

 

한면이 50Cm 밖에 되지 않는 정육면체 안에 들어가 있다니.

 

할머니의 이름과 할아버지와 함께 찍었던 사진만이

 

이곳에 할머니가 계시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

 

삶과 죽음은 이토록 가볍기만 하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진진이는 마냥 즐겁기만 하다.

 

진진이의 머리 속에 죽음이라는 개념이 생기는 건 언제가 될까?

 

이미 저 멀리로 떠나간 해철이 형처럼

 

병아리를 보고 죽음을 깨닫게 될까?

 

누군가에게는 가장 슬플 토요일이

 

경쾌하기만 한 진진이의 발걸음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