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잘 모르던 시절에는
진한 물감을 풀어놓은 듯 깊이 있는 파란색의 하늘을 찍어놓은 사진들을 보며 감탄을 하곤 했었다.
역광에서 사진을 찍으며 왜 나는 그런 하늘을 찍지 못할까 하는 생각을 했던 때도 있었으니....
이런 사진은 사실 날씨 좋은 날 해를 등지고 찍기만 하면 쉽게 나온다.
CPL(원편광)필터가 있다면 더 쉽게 찍을 수 있겠지만 굳이 그런 필터가 없더라도
노출만 적절하게 조절해서 찍으면 바로 짙은 파랑색의 그라데이션이 프레임에 드러난다.
조리개를 개방에 가까이 두고 찍을수록 주변부 비네팅이 심하기 때문에
오히려 하늘을 느낌있게 찍기는 더 좋다.
이제는 포스팅용으로 쓰기도 조금 민망한 그저 그런 사진.
하지만 난 아직도 이런 느낌의 하늘 사진이 좋다.
사진을 처음 시작하던 그때 꿈꾸던 사진들을 대부분 찍어낼 수 있게 되어 버렸더라도
그 시절의 가졌던 사진에 대한 호기심들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 좋은 사진들에 눈이 길들여져 버려
이젠 오히려 사진에 대한 재미를 잊어가는건 아닌지
한번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파란 하늘 하나만 찍어도 하루종일 기분 좋았던 그 시절의
만족감을 다시 느끼고 싶은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