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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gmentary thought/As teacher

Fickle Sun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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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는 수시 원서 쓰다가 마지막 수업을 늦게 들어가서

교감 선생님께 야단을 맞았다.

수업이 든 반에 가서 수시 원서 첨 써보는 학생이 지금 원서쓰러 와서

그거 정리하고 오겠다고 말을 해뒀기에 별문제 없겠지 했는데

불같이 화를 내는 교감샘을 보며 좀 이해가 안됐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원칙대로 생각한다면 학생들의 수업권은 어떤 경우에라도

지켜져야 하기에 교감선생님께서 화내시는 게 맞다. 내가 백번 잘못한거다.  

주말동안 반성 많이한 부분이다.

그래도 그 순간에는 이해도 안되고 화도 많이나더라....

기준이 애매해서....

내가 하면 화를 내고 다른 분이 하면 아무 말씀 안하시는 것 같아서....

아무래도 피해의식을 가지고 학교생활하고 있는 것 같다.

남해제일고에서의 생활도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아니.... 내 교직 생활 자체가 한계에 부딪힌것일지도....

원래 변덕스런 내 성격으론 학교 생활이라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는지도 모른다.

특히 고삼담임은 아직 내가 맡아서는 안될 업무였는데...

아이들을 이해하기도 힘들고....

상처주는 말이나 쉽게 내뱉고....

입시지도도 제대로 안되고....

수업도 그렇다. 아무리 듣는 사람이 없어도

열정적으로 해야할 것을...

하기싫다는 아이들 타이르기가 싫어서 대충대충....

세계사를 가르친다는 것이 대학교 시절부터의 꿈이었는데....

지금 내가 하는 수업이 수업인가?

이거 시험나온다 안나온다..... 이런말이나 하면서... 휴...

그나마 잘 안들어오는 집에 며칠만에오면

그냥 방에가서 틀어박혀 버리니 어머니께서 걱정이 많으시다.

그래도 학교에서 이런 자잘한 일때문에 고민하는걸 다 큰 아들이 어찌

주절 주절 얘기하고 살리오...



토요일에는 아침에 일어나보니 눈이 부어있어서 너무 놀랬다.

유행성결막염에라도 걸린건가?

딱 생각나는게 눈병걸린게 걱정이 아니라 월요일에 애들 상담 못하면 어쩌나,

화요일에 수능원서 추가접수하러 못가면 어쩌나 하는 학교 생각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전염성있는 유행성 결막염은 아니라

내 몸만 좀 불편할뿐 상담이나 업무 진행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니 한숨 돌렸다.

솔직히 매일매일 학교가기가 두렵다.

오늘은 또 어떤 일로 상처를 받을까?

오늘은 또 어떤 학생에게 싫은 소리를 해야할까?

이러한 총체적 난국 속에서 내가 가야할 길은 무엇일까.....

누군가의 말대로 이렇게 살면 나만 힘들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