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애들레이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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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사 밸리 와이너리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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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호주는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와인 수출의 대표주자다.
그런고로 호주 이곳 저곳에는 꽤나 유명한 와인산지들이 몇군데 있는데
그중에서도 잘 알려진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이곳 바로사 밸리(Brossa valley)다(호주 3대 와인생산지 중의 하나라고....).
애들레이드에서 6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차로 한시간쯤) 접근성이 좋으며,
와이너리 투어를 진행하는 여행사가 많기에 애들레이드를 거쳐가는 사람들은
한번쯤 경험해보는 투어기도 하다.
사실 나는 와인에는 별 관심이 없으나....
(시각적 미학에는 관심이 많으나 그 이외의 감각과 관련된 것들....
특히 미각과 청각에 대해서는 극도의 저렴함을 자랑하고 있기에)
새로운 것을 경험해보는 걸 좋아하는 와이프 덕분에
생각하지 않았던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
호주와서 제일 힘들었던 끝도 없이 기름진 음식들....
이날 아침에도 투어출발 장소 인근에서
이러한 Breakfast를 먹었더랬다.
투어 출발 장소였던 애들레이드 YHA백펙커 앞.
사람들이 많이 머무는 유명 숙소 앞에서 출발하는게
당연하긴 했으나 우리가 묵었던 숙소에서는 약간 멀었기에
찾는다고 고생을 하며 투덜거렸다.
투어출발시간이 되어도 차가 오지 않아 당황하고 있는데
외국인 아가씨 한명이 같이 당황하고 있었다.
위 사진 왼쪽 아래편에서 핸드폰을 보고 있는 아가씨가
우리랑 같은 투어를 하게된 1인 이었다.
애타게 기다리던 투어차량~ 바로사를 맛보라고 ㅋㅋㅋ
와이프는 이날 무슨 일이 있을지도 모르고 완전 신나 계시다.
처음 들렀던 와이너리 McGUIGAN.
별장같은 분위기의 멋진 와이너리였다.
시음을 위해 들어간 곳에서 담당 소믈리에분이 뭐라 뭐라 얘기를 해주셨지만 ㅋㅋ
베리 베리 슬로우리가 아니면 히어링이 잘 안되는 나는 속사포같은 그녀의 말 중간 중간 몇단어를 알아들으며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을 뿐 ㅋ
개인적으로 제일 맛있었던게 모스카토로 만들었다는 이 와인이었는데
비싸보여서 사지는 않고 제일 저렴했던 녀석으로 한병(위 사진 중 오른쪽에서 두번째. 그런데 이녀석도 대단히 맛있었다.) ㅋ
나는 탄닌의 맛이니 묵직한 보디감이니 오크 향이니 뭐니 그런건 전혀 모르기에
그저 쓰면 싫고 달면 맛있는 그런 저질 시음자에 불과했다 ㅠ_ㅠ
이래저래 수상도 많이한 꽤 실력있는 와이너리였던 듯.
시음이 끝나고 이리 저리 짧게 돌아보다가 다음 와이너리로 이동~
가는 동안 지겹도록 봤던 포토밭들~ 날씨가 좋아 그냥 대충 찍어도 풍경이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와이너리들이 집중되어 있었던 어느 마을~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이곳에서 삼십분 가량 휴식을 취했다.
한 상점에서 본 우크렐레, 형형색색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하나쯤 사서 연주는 안하고 집에 모셔놓고 싶었다.
와이너리 투어 버스를 운전했던 기사분이 개인적으로 밀고 있는 듯한 와이너리
Peter lehman.
이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고 우리는 즐겁게 들어갔다.
이곳의 담당 소믈리에 분은 정말 끝도 없이 와인을 권하셨고 ㅋㅋ
와인 시음하다가 만취하게 되는 말도안되는 일이 벌어진 ㅋㅋㅋㅋ
Peter Lehman 와이너리는 아마도
이곳에서 사람들을 넉다운시켜
다음으로 이동하는 와이너리의 와인은 맛보기 싫게 만드는 전략을 구사하는 듯 했다. ㅋㅋ
와인을 주는대로 족족 마시다보니 ㅋ
와이프님 눈은 이미 풀려계시다 ㅋ
기분 좋게 히죽히죽하면서 계속 받아마시는 와이프님.
그래도 술 좀 마신다고 자부하는 내가 속이 쓰릴 정도였는데
와이프님은 오죽했을까.... 게다가 더 환장할뻔 했던건....
그 상황에서 점심이라고 나온 것의 아름다운 자태 ㅋ
이거 먹으면서 정말 지옥을 맛보게 되었다.
결국 밖으로 나와 낙오하신 와이프님 ㅋ
둘다 쓰러져 속을 달래는 사이 와이너리 투어 일행은 다른 와이너리로 이동해 버렸고
우리는 바로사 밸리에 버려진 미아가 되었다.
그러나 전혀 당황하지 않고 포도밭 사이 길을 가로질러 버스를 뒤쫓았던 우리 ㅋ
가는 길에 이러한 설정사진도 한장 찍어주시고.
짧지 않은 시간을 걸어 도착한 낯선 와이너리 ㅋ
신기한듯 와이너리 내부를 돌아보는데도 쫓아낼 생각은 없었던 친절한 관계자분들.
이곳이 어떤 곳인지도 모른채 그저 기념 사진만 열심히 찍었을뿐 ㅋㅋㅋ
아 이 위기감 없는 부부여~
다행히 우리 일행이 들린 와이너리가 맞았고
우리는 미아가 될뻔한 위기에서 탈출해 다시 여유로운 투어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 와이너리에서는 시음따위는 전혀 생각할 수가 없었다.
머리는 아프고 속은 쓰려왔기 때문에.
만취의 고통 속에서도 기쁨의 세러머니를 보여주시는 와이프님 ㅋ
마지막으로 들린 와이너리 MSV.
이곳에서는 준비되어 있는 와인잔만 보고도 공포감에 휩쌓이게 되었다.
정열적으로 와이너리의 와인 설명을 해주셨던 담당 소믈리에...
환장할 뻔 했던건 취해서 못마시겠다고 해도
절대로 마셔야 한다면서 강권을 ㅋㅋㅋ
사실 마지막에 들렀던 이곳의 와인이 가격에서나 맛에서나 제일 만족스러웠을 거라고
와인투어 버스를 운행하셨던 분은 말씀하셨지만....
이곳의 와인은 그 어떤 맛도 느낄 수가 없었다.
시음장에서 필사의 탈출을 감행한 와이프님과 나는 그저 기념 촬영을 하며
이 시간을 즐겼을 뿐.
술에 취해 속은 쓰려도 날씨는 화창했고 꽃은 아름다웠다.
와이너리 투어라 함은 그저 와인 한모금쯤 마시고 구경만 하는 것이라 생각했던 우리에게
끝도없이 주어지는 와인은 고통에 불과했을 뿐 ㅠ_ㅠ
아.... 아.... 이 촌스러움 어찌해야 할 것인가?
애들레이드의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너무나 사랑했던 마운트 프랭클린 탄산수를 마시며 속을 달랬다.
그런데 웃긴건 호주에서 돌아온지 이제 반년이 다되어가는데
이 와이너리 투어가 기억에 참 많이 남아있다는것이다.
그때는 돈내고 고생만해서 참 괴로웠는데....
하여가 시간이란 이름의 입자는 아픈 기억마저도 그리움으로 아련하게 만들어주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