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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새해를 기다리며

by coinlover 2012. 12. 27.

 

 

 

저는 술을 좋아합니다.

 

아니 사실 술자리를 좋아한다고 보는게 맞겠네요.

 

혼자서 술을 마시는 경우는 별로 없으니까요.

 

사실 술이 뭐가 맛있겠습니까?

 

소주는 쓰기만하고 맥주는 텁텁한데요.

 

대학교 때부터 그저 술을 마실 때 그 어울리는 분위기가 좋았을 뿐이죠.

 

요즘은 술을 마시는 자리보다 그 자리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 좋기도 했습니다.

 

술자리에서 오고 가는 많은 대화. 깊어지는 마음들....

 

때로는 싸우기도 하고 또 때로는 같이 웃으면서 그만큼 인생이 넓고 풍요로워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젠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술을 마시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괜한 불만이 가슴에 맺히고

 

그걸 풀어내려고 감정이 더 격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어떠한 이유로라도 술을 마시지 않으려 합니다.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는건 이제 술이 없어도 할 수 있는 나이니까요.

 

오래 사귀어 왔던 친구와 작별을 하는 기분입니다.

 

내 이십대.... 삼십대 초반을 아름답게 만들어주었던 술,

 

이제는 안녕을 고해야 할 것 같네요.

 

 

더불어 들떠있던 마음과도 작별을 하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겠습니다.

 

요즘은 왠지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컸거든요.

 

온빛사진상 등의 큰 상을 받아도 마음에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건 아내나 아들, 가족들이 채워주는 자리와는 좀 다른 거였든요.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는 불가근 불가원이라는 절대 명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조금 멀리서 관조해야겠습니다.

 

남에게 기대기보다, 남의 이해를 바라기보다, 남의 사진을 말하기 보다

 

내 스스로의 마음에 더 귀를 기울이고 내 사진에 좀더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정말 건강도 많이 신경써야 할 나이인 것 같습니다.

 

건강 검진을 받을때가 오면 은근히 걱정이 되는 것이

 

몸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부담감을 한꺼번에 받고 있는 것 같아요.

 

자고 있는 아이와 와이프를 보면 삶의 무게가 느껴진다던

 

형님들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이젠 알겠습니다.

 

나 죽으면 불쌍해서 어쩌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들거든요.

 

그래서 항상 말로만 한다던 다이어트도 이젠 정말 시작해야할 것 같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결혼 후 살이 찐 것 같다고 말을 하니 사람만나는게 스트레스였거든요.

 

술을 끊으면 그만큼 자연스레 살도 빠질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역시 운동을 좀 해야겠어요. 미용을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요.

 

 

 

이상이 신년을 맞이하는 제 결심입니다.

 

뭔가 거창한 목표를 잡고 싶었지만

 

소소하게 금주, 관조, 다이어트 정도로 내년을 멋지게 시작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