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을 사용하기 전에 D2x와 28-70을 차 트렁크에 두고 내렸다가 도둑맞은 적이 있다.
당시 효갑이 형이 D2x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하셔서
무리해서 구했던 것. 당시 가격으로 28-70까지 포함해서 300정도였으니
내가 입은 금전적, 심리적 타격을 상당한 것이었다.
뭐 어쨌든 이후로는 풀프레임 바디를 주로 사용하게 되었지만 마음 속에 항상
D2x에 대한 그리움이 자리잡고 있었다.
며칠전 진고 선배님으로부터 우연한 기회에 D2x를 받게 되어 이틀동안 사용해보니
예전의 그 감동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
[외형]
니콘의 플래그쉽 바디가 주는 기기적 만족도는 아직 여타 회사의 바디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다.
D2계열의 바디는 자동차 디자인계의 전설이라 불리는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한 바디이고
이후 D3까지 니콘 플래그쉽의 외형이 거의 결정되었던 것 같다.
[바디성능]
1240만화소의 1.5 크롭 이미지 센서를 가지고 있어 (최대해상도 4,288 × 2,848)
이후 나온 크롭바디의 플래그쉽이라는 D300계열의 바디와 자주 비교 당한다.
SLRCLUB 니콘포럼에서는 D300과 D2x중 어느 것이 좋을까요 라는 질문을 하면
남이 쓰면 D300 추천, 내가 쓸 때는 D2x라는 말이 공식 답변으로 나오곤한다.
그만큼 성능으로만 평가 할 수 없는 뭔가가 있는 바디인 것이다.
두 바디를 모두 써본 결과 바디 성능에서는 D300이 압승이나
저감도에서의 이미지 결과물은 D2x가 좀 더 나은 것 같다.
망원의 아쉬움 때문에 크롭바디가 절실했음에도 D200을 들일지언정 D300을 다시 들이지 않은 이유가
저감도에서의 암부 노이즈 때문이었다. D2x는 고감도 노이즈는 안습이지만
ISO100에서의 디테일에서는 절대로 뒤지지 않는다.
물론 명부의 계조가 날아가 버리는 화이트홀은 이후 익스피드 바디들에 비해 훨씬 심하지만....
플래그쉽 바디답게 만지면 느낌이 딱 온다. 안만져보면 모른다. 플래그쉽이 왜 플래그쉽인지.
AF검출 능력도 요즘의 바디들에 비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색감이 요즘 바디에 비해 좀 소박, 단아하다는 것도 특징이다.
D3, D300부터 적용된 픽쳐컨트롤 시스템은 D2계열 바디에는 없다.
대신 커스텀 커브를 입력해 색감을 조절할 수 있다.
어떤 커스텀 커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바디가 된다.
시야율은 100%이나 풀프레임 플래그 쉽인 D3x를 같이 쓰다보니 뷰파인더 내의 쾌적함은 비교가 많이 된다.
d3계열에 비해서는 좀 답답한 느낌. DK-17m 매그니파이어를 달아봐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Non cpu렌즈의 조리개값 설정을 지원하지만 D3 이후의 바디들 처럼 여러개의 저장 뱅크는 없다.
다중노출사진 촬영이 가능하고 D2h와는 달리 클리닝 미러업 기능이 있다.
D2계열 바디의 특징 중 하나가 TC-16A라는 망원 컨버터를 이용하면 MF렌즈들을 반자동 렌즈로 사용할 수 있다는 거다.
(D2x 이후의 바디들은 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이 컨버터와 MF렌즈를 결합한후 초점을 대충 잡고 반셔터를 누르면 초점을 자동으로 잡아준다.
물론 AF검출 능력이 그리 좋은 건 아니다.
최신바디를 쓰던 사람이 D2x를 쓰게되면 제일 크게 불편함을 느낄 부분이
리뷰용 LCD가 아닌가 한다. 화면이 요즘 것에 비해 선명하지 못하고
주광하에서는 확인하는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시면 된다.
(컴퓨터로 옮겨서 확인하는것과는 완전 다르다고 보면 됨.)
기본 5연사를 지원하며 화소가 반으로 줄어드는(680만화소) 고속크롭연사모드에서는 8연사를 지원한다.
사진 찍을 때 연사를 거의 쓰지 않는 내게는 별 의미없는 성능.
[샘플 사진들]
모두들 아시다시피 본인은 바쁘디 바쁜 고삼 담임이고 지금은 특히나 출사나갈 여유따윈 없는 수시접수 & 수능 원서 접수기간이기에
사진 샘플은 이틀동안 쉬는 시간에 학교에서 찍었다.
커스텀커브는 적용하지 않은 디폴트 상태의 바디 색감이고 보정은 전혀 가미되지 않았으므로
D2x의 색감이나 선예도를 보기에는 그럭저럭 괜찮을거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