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mm 화각에는 말로는 설명 못할 느낌이 있다.
3년전 우연히 Af 85mm F1.4D렌즈를 처음 써보고
사진을 새로 시작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다.
초점맞은 부분의 칼날같은 선예도, 아름다운 배경흐림과 빛망울.
이런 렌즈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85mm로 인물 사진보다 공간감이 느껴지는 풍경 스냅을
더 자주찍는 나로서는 역광에서의 플레어 억제력과 색수차가 늘 마음에 걸렸었다.
그래서 작년 85mm F1.4가 리뉴얼되었을 때
나는 선예도 보다는 역광에서 플레어 억제력이 어느 정도 될 것인가에 더 집중을 했었다.
당시 시그마 85mm F1.4와의 비교에서 선예도가 떨어지는 평가를 받아
가격만 두배에 가깝게 오른 안타까운 렌즈라는 평이 지배적이었고
나도 비싼 가격을 주고 이 렌즈를 들여야 하는건지 의문을 품었었다.
하지만 막상 손에 쥐고 보니 그런 후회는 싹 사라져 버렸었다.
렌즈 외관은 새로 출시된 Af-s 24mm F1.4N과 유사하여 맘에 들었고
Af 85.4에 비해 그다지 나아진 것 없다는 최대개방 중앙부 선예도도 그만하면 좋았다.
포커싱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실제로 사진 찍을 때 느린 속도 때문에 스트레스 받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확실히 체감 포커싱 속도가 느리기는 하다. 스윽하고 촛점 잡히는 느낌이 AF 85.4에 비해 뭔가 힘이 없는것 같기도 하고)
이 렌즈는 중앙부 선예도 보다는 주변부 화질에 더 많은 신경을 썼다는
이곳 저곳의 평가를 들었다. 그리고 실제로 체감한 바도 그렇다.
D3s의 다소 낮은 화소 때문에 풍경 사진 찍을 때 파노라마 작업을 많이 하는 나로서는
주변부 화질의 개선은 상당히 반갑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지난 겨울 일몰 사진을 주로 찍고 다닐 때 느낀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역광에서 플레어를 거의 구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N코팅렌즈의 위력이 이런 거구나 하는 느낌을 제대로 받았다고 할까?
렌즈의 워낙 얕은 심도 때문에 원거리 인물 사진을 찍을 때 핀문제를 좀 겪긴하지만,
색수차 억제력은 구형에 비해 월등히 나아졌다는 느낌은 없지만(당연히 좋아지긴 했다.)
절대평가의 입장에서 이 렌즈의 성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래서 지금 내게 Af-s 85mm F1.4는 평생 가져갈 렌즈 중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