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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작년 11월에 예판으로 구입했고 받자마자 읽기 시작했으나 생기부 정리, 사진 작업, 이런저런 일정, 기대와 좌절감으로 뭔가를 할 수 없는 학기말이라는 상황 때문에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 완독 하는데 장장 3개월이 걸려버렸다. 이영도 소설 중에 이 정도로 시간을 끌면서 읽었던 게 있는가 싶을 정도로(심지어 단권 소설인데. 드래곤라자나 퓨쳐워커, 폴라리스 랩소디, 눈마새나 피마새 등등보다 훨씬 오래 걸렸다. 그림자자국, 오버더호라이즌, 시하와 칸타의 장 같은 경우는 하루 만에 읽었다.) 힘들었다. 노안이 심해진 데다 유튜브 쇼츠에 절여진 내 집중력이 예전 같지 않은 것도 있지만 마치 시즌제 드라마를 첫 시즌 패스하고 중간에 보기 시작한 것처럼 등장인물도 그들이 치는 대사도 쉽게 익숙해지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이영도 작가의 신작인데다가 표지 사진이 구본창 작가님 사진(인코그니토 전시작 중 하나)이니 구매 안할 이유를 찾기가 힘들었다. 괴력난신을 배척하는 유교적 사상에 영향을 받았던 것인지 장르 소설의 한 유형인 판타지도 그저 애들이나 보는 것으로나 치부해왔던 문학계에서 이영도 작가만큼 자리를 잡아낸 사람이 또 있을까. 예술판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받아온 사진이라는 분야에서 구본창 작가님만큼 인정받은 사람이 또 있을까. 가장 심하게 소외받은 판의 거장 두사람의 만남이라고 거창하게 해석했기에 이 소설의 발매를 그렇게 손꼽아 기다렸나보다. 더욱이 현대문학 핀시리즈 소설선을 통해 이영도 작가의 시하와 칸타의 장이 소개되는건 다양성에 대한 우리나라의 관용도가 높아졌다는 증거라고 볼 수도 있기에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
어쩌다보니 이영도 작가의 소설은 전부 읽었고 하나같이 좋았던 터라 이번에 나온 신작들도 망설임없이 구매했다. (PC통신으로 드래곤라자를 읽던 그때의 감동이 아직도 선연함.) 중단편모음집인 오버 더 호라이즌은 아껴 읽으려고 뒤로 미뤄뒀고 먼저 잡은 오버 더 초이스는 판타지 장편소설인데 정말 판타지스럽지 않은 느낌이다 ㅋㅋ 그래도 이영도 작가의 글 답게 정말 잘읽힌다. 그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말장난들이 계속 이어져서 조금 식상한 느낌도 있지만 후치가 생각나는 주인공이라 즐겁게 책장을 넘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