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녘에 날개를 편다
나는 부엉이를 좋아한다. 정지영상인듯 움직이지 않다가 가끔씩 눈을 깜빡이는 그 모습이 어떤 조류보다 귀여워보인다. 부엉이를 기를 형편은 못되니 부엉이 조형물이라도 하나 갖고 싶었는데 그동안 봐왔던 것들은 하나 같이 내 취향은 아니었다. 창원 가로수길 그레이하루스에서 우연히 만난 이 레진 조형물은 색이 칠해지지 않은 미완의 상태 같은 느낌이 맘에 들어 바로 구입해왔다. 만약 여기에 색이 입혀졌다면 촌스러운 다른 조형들과 다를 바가 없었을 것 같다. 완결되지 않은 것의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내게 딱 맞는 물건이었다고 할까. 부엉이는 지혜와 부의 상징이니 이제 나도 좀 지혜롭고 부유한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녘에 날개를 편다. 헤겔의 글들 중에서도 꽤 유명한 한줄이다. 평소에도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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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9. 2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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