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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운명이다 - 노무현 자서전

coinlover 2010. 5. 28. 23:27


죽어서 시대의 아이콘이 된 대통령이 둘 있다.

하나는 박정희 대통령, 10.26으로 죽은 그는 보수세력의 영원한 아이콘이 되었다.

79년에 서거한 그가 우리 정계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도 너무 대단하다.

가끔 그가 김재규에 의해 죽지 않고 독재를 계속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마도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대통령이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죽음으로 영원을 살게된 또 한명은 노무현 대통령이다. 2009년 5월 23일 세상을 버린 그는 

민주 세력의 새로운 아이콘이 되었다. 노란색은 이미 그의 상징처럼 변했으며 

현정권을 비판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미지를 빌리고 있다.  

나는 그가 박정희 대통령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 대통령이 되리라 생각한다.

스스로를 실패한 대통령이라고 부르는 그는 실제로

대한민국 역사에서 이루기 힘들었던 여러가지를 시도했었기 때문이다.

보수 세력과 그만큼이나마 싸워낸 대통령은 이전에 없었고

앞으로도 등장하기는 힘들것이다.

그러한 노무현 전대통령의 자서전이

생전 그와 친했던 유시민의 손에 의해 정리되어 세상에 나왔다. 

이 책을 읽으며 한 생각은 그가 이렇게 죽을 수 밖에 없었겠구나 하는 것이었다.

누구보다 뛰어나고, 또 누구보다 고결하고, 또 누구보다 솔직했던 그는

자기에게 주어진 현실에서 가장 자기 다운 방법으로 세상에 자신을 외치고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읽는 내내 '나'라는 1인칭이 얼마나 친근하고 반가웠는지....

그를 잃은 우리의 가슴에 또 하나의 못이 되어 다가 오는 것 같다.


국민들은 어려움에 처하면 정부가 무언가 강력한 대책을 취해주기를 바란다. 야당과 언론은 경기를 당장 살려내라고

야단을 친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대통령이 직무유기라도 한 듯  비난한다. 하지만 이것이 무섭다고 무리한 부양책을

쓰면 국민경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더 큰 위기를 맞게 된다. 그래서 나는 무리한 경기 부양책을 쓰지 않고 끝까지 버텼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옮겨보았다.

이것이 현정권의 대통령과 노전대통령의 차이가 아닌가 한다.

며칠전 봤던 창비 논평에서 이대통령을 화전민 대통령이라 칭하고 있던데 그 표현에 절절히 공감하고 있는 바이다.

현재의 인기에 영합하기 위해 눈속임으로 쓰는 정책은 나라의 큰 독으로 돌아올 것이다.

장기적 안목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갈 바를 바라본 대통령....

대통령 욕하기를 국민스포츠라 부르던 시절에 묵묵히 그길을 걸어갔던 바보 노무현....

시국이 너무나도 어지러운 지금 그가 너무 그리워지는건 어쩔 수 없나보다.

사람들은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을 때야 그것이 소중했음을 알게되곤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