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학교 오고 가는 길에 사진을 찍는다.
출사라는 걸 애써 나가 본 지 오래됐다.
이미 사진이 생활이고 생활이 사진.
사진은 숨쉬는 것과 같기에 출사라는 말이 낯설기만 하다.
2.
만족감을 주는 사진과 용도에 맞는 사진은 다르다.
상업 사진은 상업 사진의 ,
공모전용 사진은 공모전용 사진의,
책을 위한 사진은 책을 위한 사진의,
전시를 위한 사진은 전시를 위한 사진의,
모두 다른 물적, 심적 규격을 갖고 있다.
요즘 내가 찍는 사진은 내 만족을 위한 사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 마음이 닿는 범위가 늘어나면 전시나 출판으로 확장될 경우도 있겠지만
다분히 마이너하면서도 틀에 박힌 삶을 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내가
사진에 있어서라고 의도하지 않은 메이저함을 갖게 되는 건 어려울 거다.
3.
그럼에도 나는 꿈을 꾼다.
내가 찾아낸 보석같은 순간들이 남들에게도 푼크툼으로 다가가는 어느 때를.
인정받기 위해 공식 통해 풀어낸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서 행한 것들을 남들도 좋아해 주는 마법 같은 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