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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실패가 주는 부정적인 감정을 털고 일어서는 게 힘들어진다. 

 

아니 사실은 나이만큼 쌓인 실패의 경험이 너무 무거워서 그런 걸게다. 

 

또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 슬슬 무너져가는 확신. 

 

여기서 그만두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는 벼랑 끝의 심정.

 

이런 감정들이 더 짙어지기 전에 뚫고 나가야 할 텐데.

 

사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머릿속 이미지가 가진 가능성에 매달려 답도 없는 문제를 풀고 있는 건 아닌 건지. 

 

내가 옳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알고 보면 잘못된 풀이 방식은 아닌 건지.  

 

한 명 한 명 떠나가는 이 바닥에서 마지막까지 뭉그적거리며 탈출할 때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 건지. 

 

이렇게 말해도 결국은 어둠 속을 더듬으며 계속 나아가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