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에 먹어보려고 시도 했다가 말도 안되는 대기인수에 질려 포기했던 톤쇼우. 광안점은 휴가철 인파가 밀려 불간능할 거라고 판단해 부산대 본점을 노려보기로 했다. 10시 20분에 도착하니 대기 3번. 조금 있으니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부산대는 그나마 도전해볼만 한 수준이긴 했다.
내부는 이런 모습, 전체가 다 다찌석.
옥수수 풍미가 나는 차가운 스프. 나름 괜찮았다.
일일 한정판매 메뉴 버크셔K 특로스카츠. 듣던대로 훈연향이 훌륭했다. 한입 먹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그동안 먹었던 돈가츠들은 뭔가 한가지 씩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톤쇼우는 정말 완벽했다. 튀김옷박리, 밑젖음 같은건 전혀 없고 부드러우면서도 씹는맛이 있는 돈가츠의 정석이라고 해도 좋을 식감과 맛이었다. 트러플소금, 말돈소금 등등 다양하게 찍어먹을게 많은 것도 좋았다. 많이 먹으니 기름 기름해서 조금 힘들기는 했다. 고기가 듬뿍 들어간 진짜 톤지루의 어시스트가 맘에 들었다.
안심카츠도 훌륭했다. 흠잡을 곳 없는 맛.
사이드로 시켰던 카레. 고기가 듬뿍 들어간 일식카레. 돈가츠 카레 찍어먹는거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여긴 인정.
좋아하는 클라우드 생맥까지 완벽했던 식사.
점심 먹고 어디갈까 고민하다가 모모스 본점이 멀지 않아 방문.
정원이 정말 아름다운 카페였다. 평일임에도 손님이 너무 많아서 정신을 차리기 힘들정도였지만.
쉴새없이 커피를 내리던 바리스타님. 퇴근하면 몸살 하실듯.
핸드드립 에티오피아 게샤빌리지 수마. 여름에 어울리는 복숭아향 가득한 한잔. 영도점에서 마셨던 것에 비해서는 감동이 좀 덜했던.
시즈널 사과 주스는 생각보다 별로였다. 영도점에서도 느꼈짐만 모모스는 커피 관련 음료 외에 다른 부분은 좀 약한듯.
호텔가는 길에 정말 오랜만에 들렀던 고은사진미술관 울리히 뷔스트전. 관람객이 아무도 없어 정말 쾌적하고 편안하게 돌아볼 수 있었다. 찐으로 좋았던 시간.
너무 공감갔던 글.
루프탑 수영장이 있음에도 나름 가격이 합리적이라 골랐던 호텔 하운드 테라스 앤 가든. 리노베이션 한지 얼마 안되서 룸컨디션이 꽤 좋았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수영장부터. 물이 미온수라 시원한 느낌이 전혀 없... 날도 너무 더워서 곧 포기하고 객실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만난 해운대 백사장. 사람들로 터져나가고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여유로웠다.
해운대 시장을 거닐다가 벌꿀 아이스크림 한컵.
저녁은 해목에서 카이센동과 히츠마부시. 점심 먹은게 다 내려가지 않아서 특은 포기. 맛은 두말할 필요없이 좋았고 직원분들이 놀라울 정도로 친절해서 깜짝 놀랐다. 예전과 많이 달라진 모습.
기분 좋아서 마스자케도 한잔.
히츠마부시 먹는 법 중에 가장 좋아하는게 오차즈케. 한식을 먹는듯 속이 편하다.
후식으로 모찌리도후까지.
진진이가 먹고 싶다고 해서 사준 탕후루. 생전 처음 먹어봤는데 이걸 대체 왜 먹는건지는 미스테리. 내 취향은 아니었다. 요즘 애들은 중국을 그리 싫어한다면서 마라탕, 탕후루에는 이상하게 관대한 듯.
다음날 아침 산책. 이날 아침의 해운대는 마치 그레이트 오션로드의 어느 해변을 보는 것 같았다. 정말 아름다웠던 바닷가.
아침겸 점심으로는 센텀신세계에 생긴 고든램지버거. 굳이 안해봐도 될 경험을 아까운 돈을 쓰면서 애써 해봤다.
비싼 식당 답게 내부는 캐주얼 감성을 고급스럽게 포장해놓은 느낌. 직원분들이 정말 친절하셨다.
이게 그 유명한 13만원짜리 버거. 당연히 맛은 있다. 유튜버들의 호들갑처럼 고기가 부드러워 입에서 녹는 수준은 아니고. 들어간 재료에 고든램지 이름값을 생각하면 납득이 될듯하면서도 납득이 안되는 가격. 인지부조화를 경험할 수 있는 맛.
이게 그리 맛있다고 칭찬하던데 글쎄..... 평범하게 괜찮은 맛이기는 하다만. 이 가격에.....
포레스트버거, 이것도 3만원대. 아마도 이 식당에서 가장 많이 시킬듯한 메뉴. 하지만 이것 또한 가성비는 꽝.
삼삼하니 별 대단한 특징은 없었던 바닐라쉐이크.
달달했던 자본주의의 맛. 누가 사준다고 해도 두번갈 것 같지는 않은, 한번의 경험으로 충분했던.
햄버거에 20만원 가까이를 태우고 커피는 신세계 멤버스바에서 공짜로. 울트라하이퍼 딥다크로스팅의 쓴맛이 온 혀를 휘감았다.
백화점 구경하다 건담베이스에서 만난 PG 퍼건언리쉬드. 가격도 가격이지만 구하기도 힘든. 실물보니 멋있긴 하더만.
발렌타인 팝업스토어에서 글렌버기12 시음도 하고. 바텐더들 다른 사람들한테는 뭔가 설명도 많이하고 친절하더만 나한테는 술만 내주고 끝 ㅜ-ㅜ
백화점 잠시 돌았다고 피곤해져서 숙소 돌아와서 휴식. 코로나 나은 기념으로 코로나 한잔.
맥주 한잔 마시고 잠시 잠들었다 깨니 저녁이 되어 있었.... 맛집 찾기도 귀찮아서 호텔 인근에 있는 고반식당이라는 곳에 갔는데 의외의 맛집이었다. 고기 퀄리티도 익선동고기집에 비해 살짝 모자란 정도로 좋았고 밑반찬도 후식으로 시킨 된장 술밥도 모두 맛있었다. 직원분들도 매우 친절하시고 무엇보다 더운날 마시는 살얼음맥주 한잔의 짜릿함이란.... 솔직히 이틀 동안 먹은 것 중에 제일 맛있었는데 가격은 제일 저렴했다.
다음날 아침 해운대 산책을 좀 해주고.
아침에는 밀양돼지국밥에서 수백. 해운대에서 밀양돼지국밥을 먹어서 그런지 맛은 고만고만. 그러고보니 부산에서 돼지국밥 처음 먹었는데 그게 밀양돼지국밥이라니. 더불어 정신을 놓은 듯한 국토부 장관 사인이 붙어있어 밥맛이 떨어졌...
호텔바에서 딥딥딥다크로스팅의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
체크아웃하고 밀락더마켓 한바퀴. 생전처음 먹어보는 카이막. 대단한 맛은 아니었지만 괜찮았던.
한참을 달려서 통영 복귀 덜덜한 속을 달래기 위해 담백한 서피랑 국수 한그릇. 가성비는 이게 정말 최고.
먹고 싶었던 것 먹고 아무 생각없이 쉬고 왔다.
추억에 남을만한 여름 휴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