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내죽도 공원 깊은 골목길 안에 이런 곳이 숨어 있다는 걸 전혀 모르고 지냈다. 매장에서의 커피 판매보다는 원두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공감로스팅팩토리. 좁은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작은 탁자와 두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 그리고 카운터 좌석 두개가 있어 불편함을 감수하고 앉는다면 4명 정도는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커피에 진심인 사장님이 해주시는 이런 저런 이야기(원두를 직접 꺼내 향을 맡게 해 주실 정도로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를 들으며 커피를 마시다 보니 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였다. 인생도처유상수라고 하더니 통영 곳곳에 은둔 고수들이 있다는걸 깨닫는 순간이었다.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인퓨즈드 샤인머스켓. 커피 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논쟁의 대상이 되는 인퓨즈드 커피, 통영에서는 취급하는 곳이 많지 않아 처음 마셔봤다. 끝맛에서 과일의 청량함이 느껴지긴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만큼 직관적인 맛과 향이 느껴지진 않았다. 확실히 내 미각이 무디긴 한 듯. 
 

 
온두라스 엘파라이소 라포르투나 게이샤. COE에서 5위를 차지한 원두라고 한다. 포도향, 과일향이 지배적이었던 한잔. 이런 수준의 핸드드립커피 한잔을 5000원에 먹을 수 있는건 정말 큰 장점인 듯. 매일 와서 한잔씩 마시면 커피에 대한 감각이 넓어질 거라고 말씀하시던데 이 가격이면 하루에 한잔씩은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