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동안 다양한 캡슐커피를 경험해봤는데 지금까지 최고라고 생각되는건 커피리브레 시그니쳐 블렌드 캡슐들(특히 노서프라이즈가 좋았다.). 사실은 패키지의 고양이 그림이 예뻐서 샀던건데(커피 리브레라는 이름이 중요했던게 아니다.) 에스프레소로 내리면 무근본 카페들보다 훨씬 나은 퀄리티를 보여줘서 잘 마시고 있다.
예전에는 카페 인테리어나 커피 이외의 음료, 디저트의 맛으로 좋고 재방문을 결정했는데 이제는 커피 맛으로 기준이 바꼈다. 미세한 향과 맛들을 캐치해 내진 못하지만 적어도 커피의 좋고 나쁨을 구분할 정도까지는 수준이 올라간 것 같다. 뷰와 인테리어가 좋아 가끔 가던 카페에 가서 커피를 시켰다. 산미는 전혀 없이 쓴맛이 강했고 끝에 다크초콜렛의 여운이 아주 짧게 스쳐갔다. 사람 만날 때 의례적으로 시켜놓고 아무 맛도 모르고 마시던 시절 느꼈던 딱 그런 커피였다. 공간을 즐기러 가는 곳에서 커피 맛에 집중하고 있는 나를 보며 병이 깊어지는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