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벚꽃 필 무렵이 되면 봉평동 하루케이크에서 벚꽃스무디를 마시곤 한다. 벚꽃향이 첨가된 슈가 파우더 이용해서 만드는 별 것 아닌 음료라고 볼수도 있지만 이즈음의 분위기와 더해져 맑은 기운을 고양시켜주기에 개인적으로는 자양강장제 비슷한 느낌으로 즐긴다. 이게 나름 시즌 한정 메뉴라 봄철 아니면 마실 수가 없는데 아쉬운건 매년 조금 늦게 판매를 시작한다는거다. 올해도 아직 안팔거라는 지레 짐작에 다른 곳을 검색해보니 스탠포드호텔 인스타에 벚꽃라떼를 판매한다는 포스팅이 올라와 있어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다녀왔다. 아무도 없는 시간에 다녀왔는데 7000원하는 음료 치고는 뭔가 좀 아쉬웠다.(호텔 베이커리라는걸 고려하면 저렴한 편이지만.) 홀로 계셨던 남자 직원분께서 슥슥 만든 후 쟁반도 빨대도 없이 음료가 담긴 컵만 내 주셨다. 조금 황당하긴 했지만 한잔이니 손으로 들고 가는게 편해서 뒤에 쟁반을 주시려는걸 괜찮다고 했다. 아이스음료인데 얼음을 너무 조금 넣어서 한참 동안 충분히 저었음에도 미지근하게 마실 수 밖에 없었다(얼음은 이미 다 녹아버림.). 그리고 무엇보다 맛이 너무 슴슴했다. 벚꽃라떼 특유의 부드러운 달달함이 거의 없었다. 단맛은 그냥 살짝 스쳐지날뿐 라떼 거품의 우유맛이 더 강했다. 그동안 내가 마신 벚꽃라떼들과는 달리 시럽을 뿌려서 먹어야 했던 것인지. 토핑으로 올려진 분홍색 초콜렛은 뭘로 먹어야하는지 알 수 없었다. 요청해서 받은 빨대는 너무 좁은 것이라 초콜렛을 빨아들일 수 없었고 스푼은 주지 않았기에 퍼먹지도 못했다.
하루케이크에 벚꽃스무디 언제 판매하는지 문의 전화 넣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