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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길었던 방학도 끝으로 다가가고 있어 학교에 나가서 일도 좀 하고 레거시에 들러 카페라테도 한잔 마셨다.

거의 두달만인가? 오랜만에 카페에 앉아 뭔가를 끄적 끄적하고 있으니 개학도 나쁜 것만은 아니구나 싶은 착각이 들었다.

레거시는 여전히 분위기 좋고 친절하고 맛있었다.

요즘은 만화로 그리려던 걸 글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손이 느린 내가 장편 만화를 그려내는건 아무래도 불가능할 듯하여 문장으로나마 정리해 놓으려고.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완결로 이어가지 못하는 내 부족한 능력이 한탄스럽다.

갑자기 최승자의 봄이라는 시가 떠올라 필사도 했다.

동의하지 않아도 봄은 온다는 시구가 가슴에 맴돈다.


날이 춥지는 않았지만 비가 보슬 보슬내려서 따뜻하고 칼칼한 부대찌개에 수육 한 접시를 먹었다.

소주가 절로 생각나는 구성이었지만 몸 생각해서 참았다. 사람들과 마시는건 몰라도 혼술은 삼가려 한다.



후식은 ST71 헤이즐넛 아메리카노. 커피를 두잔이나 연거푸 마셨더니 머리가 아프고 컨디션이 떨어지는 걸 느꼈다.

역시 하루 한잔 이상은 무리.

동네 사랑방 같았던 이곳도 장사가 아주 잘됐는지 거제에 지점을 낸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곳에서도 대박이 나길.

좋은 가게, 착한 사장님은 어디서나 승승장구하는게 맞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