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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진이의 마지막 안과 검진 때문에 새벽 5시에 출발해서 9시 무렵에 서울 아산병원 도착, 검진까지 대기 시간이 길어서 신관 지하의 한식집에서 비빔냉면을 먹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맛은 별로였는데 맛있게 느껴졌던 한그릇.


서울만 가면 들리는 단골 맛집인 익선동고기집은 내부 리모델링 중.... 그래서 옆집으로 갔는데 고기가 별로였다. 연애인도 많이 다녀간 맛집이라고. 정준하가 웃고 있는 사진에서 대충 눈치챘어야 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서 가봤던 익선동 핫플 리장수. 뻘건 네온사인이 왠지 무서워보였던 골목을 보며 저긴 대체 뭘까 했는데 나름 유명한 곳이었나보다. 익선동신사라는 위스키 베이스의 칵테일은 계피 태운 향(사실은 그냥 나무 태운듯한...)만 났고 피치크러쉬는 부자연스러운 단맛이 너무 강해서 의아했다. 옆자리에 앉았던 여성커플에게는 대단히 친절하게 마시는 방법도 설명해주던데 우리한테는 그냥 두껑 열고 드시면 되요 하고 가더라.... 생각해보니 젊은 사람들 가는덴데 40대 중반이 가서 앉아 있었으니 주인으로서도 당황스러웠을듯. 오래 앉아 있을 분위기가 아니라 재빨리 완샷하고 일어났다.

꼬지 맛집이라고 해서 가봤던 익선동 아담집.... 그 참.... 서울 사람들의 맛집 기준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이문설농탕. 한세기를 버텨온 맛이라는게 대체 뭘까 궁금했는데 희멀건 국물이 많이 실망스러웠다. 조금 더 깊고 진한 맛을 기대했는데.... 그냥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설렁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4시간을 운전해서 내려온 전주, 배가 매우 고픈 상태였기에 왠만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었을텐데 객리단길에서 찾아간 소문난 맛집 치히로는 헤아릴 수 없는 깊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뭔가 좀 많이 얕게 느껴졌다. 친절한듯 친절하지 않은 듯 매우 시크했던 직원들도, 일식집에서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담백하고 달짝 지근한 것들과 달리 매운 맛이 강했던 음식들도. 이것이 젊음의 맛인가? 하며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메뉴 설명에는 맵다는 부분이 전혀 없었던 스테이크동은 애가 먹을 거라고 했는데도 다 만들어 내오면서 매우니 조심하라고 해서 당황스러웠고, 35000원이라는 (다른 전문점에 비해서도) 저렴하지는 않은 우니동은 비린 맛이 올라와서 순간 화가 났다. 하지만 괜히 클레임걸면 진상 취급 당할 것 같은 분위기라 빨리 먹고 나와버렸다.

객리단길에서 먹었던 젤라또. 음....
전국의 리단길 시리즈들이 뭐라 말할 수 없는 가벼움으로 가득차 있다는건 이전의 경험으로도 알고 있었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에 들렀다가 역시나 하는 마음으로 돌아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여행에서 제일 맛있었던건 이디야 수박쥬스와 폴바셋 아이스크림라떼. 어디서나 스탠다드한 맛을 보여주는 프랜차이즈가 최고였다. 이젠 유행이 한참 지나버린 풍년제과 쵸코파이도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더라.



통영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렀던 진주 호탄동의 고메. 실패한 미식 여행의 마지막을 진주에서 장식.
이틀간 먹었던 다른 음식들이 워낙 불만족스러워서 괜찮은 느낌으로 한끼를 먹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