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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이하의 지도자가 선출되는데 상당히 기여를 했거나 은근히 그의 당선을 바랐을 정치인 중 민주당 계열도 상당히 많았을 것이다. 대통령 중심제의 부당함을 어필하기 딱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꿈은 언제나 내각책임제의 달성에 있었다. 옆 나라 일본처럼 지역구를 물려받으며 대대손손 정치인 집안으로써 승승장구할 수 있는 시스템의 완성. 얼마나 가슴이 설레겠는가?(몇 년 전 문희상의 아들이 지역구 세습 논란으로 내홍을 빚기도 했다. 나는 그 사건을 기득권이 시도한 일종의 간보기라고 봤다.) 정치인의 역량과 건전성이 보장되는 나라에서는 대통령 중심제를 하든 의원내각제를 하든 아무 상관이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계속해서 꽝을 뽑더라도 언젠가는 한번 대단한 리더가 나와 우리나라의 전기를 마련해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을 만큼 한국의 정치인들 대부분이 엉망인 것이다. 정당 정치가 시작된 이후 70여 년, 수없이 명멸했고 앞으로도 그러할 정치인들 중에 제대로 된 인간들이 몇이나 있었는가? 그들이 집단지성으로 만들어낼 나라라는 게 과연 긍정적인 모습일 거라고 생각되는가? 여전히 나라 전체, 국민 모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보다 일신의 안녕, 아니 영화를 바라는 것에 급급한 양아치들만 가득한 정당들이 나라를 제대로 끌어갈 역량을 가질 거라 생각하는가? 민주당, 정의당, 국민의힘.... 어느 하나 만족스러운 정당이 있는가? 하지만 그들은 끊임없이 영원한 권력의 획득을 위한 내각책임제 개헌을 꿈꿀 테고 이번 정권의 탄생으로 절호의 찬스를 맞이했음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일제로부터 독립되어 민주공화국의 이름을 가진 나라를 만든지도 한 세기에 다다라가건만 아직도 백마 타고 올 초인의 등장을 기다려야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