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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새벽 미사 다녀오면서 사온 한일김밥. 어렸을 때는 김밥 속에 아무것도 안 들어 있는 데다 오징어랑 어묵 무쳐놓은걸 함께 먹는 희한한 음식이라 인식해서 엄청 싫어했다. 충무김밥에 대한 내 인상을 바꿔준 건 통영의 원조 식당들이 아니라 진주에 있는 노가네라는 충무김밥 전문점이다. 진주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알고 있을듯. 대학 시절 지리 강의 중 초전동에 있는 기상관측소 현장 견학을 간 적이 있는데 그때 강사님께서 노가네 충무김밥을 단체로 주문해오셨다(물론 돈은 각출함). 군대 갔다 복학한 지 얼마 안 된 때였기에 음식 가리는 버릇이 많이 고쳐져 있었고 그날 배가 좀 많이 고파 허겁지겁 먹었는데 그게 왜 그리 맛있게 느껴졌는지(야외라는 어드밴티지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통영의 충무김밥집들이 시래깃국을 주는 것과 달리 노가네는 콩나물국을 함께 넣어줬는데 그것도 참 좋았다. 어쨌든 그날 이후 충무김밥이란 음식에 대한 인상이 완전히 달라져 버렸고 일 년에 몇 번 정도는 일부러 사서 먹게 되었다.
점심은 냉동피자와 듀벨. 며칠전 이마트에 갔다가 디스커버리팩이라는 이름으로 전용잔 넣어 팔길래 하나 집어왔다. 듀벨은 쓴맛이 좀 강하고 거품이 거친 편이라 그리 선호하지 않는데 예쁜 병 모양에 속아 몇 년에 한 번씩은 꼭 구매하게 되는 것 같다.
점심 먹고 후식으로 바닐라 우유에 집에서 내린 에스프레소 넣어서 카페라떼 한잔.
가을 가을한 하루 한낮 잘먹고 놀았으니 운동이나 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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