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병원 정기 검진 때문에 새벽 다섯시부터 차를 몰아 서울아산병원으로 달렸다.
왠만하면 버스를 타고 싶지만 검진이 10시부터이기 때문에 제일 빠른 차편도 시간이 안맞아
항상 차를 끌고 갈 수 밖에 없다.
원래도 운전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른 새벽에 일어나 왕복 800KM에 가까운 길을 하루만에 주파하는게 정말 고역이었다.
(작년까지는 당일만 힘들고 다음 날은 괜찮았던 것 같은데 올해는 다음 날까지 몸살난 듯 아파 혹시 코로나 걸린건가
겁이 덜컥날 정도 이틀이 지나니 몸이 회복되는 듯해서 마음이 놓인다. 확실히 한해 한해가 다른 나이다.)
제대로된 의료 인프라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불안한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몇시간을 달려 갈 수 밖에 없다.
5시간을 운전해와서 4시간을 대기하고 받은 검사 시간을 압축하면 30분도 안되는 시간.
이 불합리함을 해결할 방안은 없는 듯 하다. 아니 해결할 생각이 없는거겠지.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으니 터무니 없는 집값, 말도 안되는 팍팍함 속에서도 서울 살이를 고집하는거 아닌가.
수도권까지 달려온 김에 근처에서 하고 있던 플레이모빌 미술관에 가다라는 전시를 보고 왔다.
그나마 이번에는 이거라도 볼 수 있어 힐링이 좀 된듯.
대체 얼마만의 문화생활인가.
해산물 천국인 통영에서는 먹기 힘든 카이센동과 장어덮밥.
카이센동은 고만고만한 단새우만 많이 올려져 있는데다 참치와 회의 선도나 식감은 안타까웠고
장어덮밥 또한 바다 장어에 뭔가 좀 심심한 맛이었지만 오랜만에 먹으니 이나마라도 너무 좋았다.
(하지만 부산 운단수산의 카이센동과 도쿄밥상 김엄마의 장어덮밥이 더 간절해지는건 어쩔 수 없는 것....
통영에 제대로된 카이센동과 장어덮밥 집이 좀 생겨주면 안될까? 해산물 부심 넘치는 동네잖아....)
코로나가 겁나 휴게소도 한번 안들리고 논스톱으로 달려
저녁 8시에 도착.
밥도 많이 먹고 운동 또한 안했는데도 체중이 줄어있는 마법같은 경험을 하며 떡실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