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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몇년새 생맥주 바람이 불어 통영 같은 작은 동네에서도 어렵지 않게 마실 수 있게 됐지만 몇 년 전에는 이곳 밀러 타임 빼고는 제대로 된 생맥주 파는 곳이 거의 없었다. 통영에서 사람 만날 일이 전혀 없다시피 한 내가 아주 가끔 타인과 술을 마셔야 할 때 들리던 곳이었데 직장 후배가 이곳이 궁금하다고 해서 반가운 마음에 말 나오자마자 달렸다. 사실 후배라기보다는 동료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 나이는 한참 어리지만 의지가 되는 친구들이다. 무진장 추웠던 저녁 그들과 생맥을 꺾으며 나눴던 시시콜콜한 얘기들은 시간이 지나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퀸이나 만토바 같은 올드펍에서 3000CC랑 돈가스 안주시켜 놓고 아무 영양가 없던 대화를 한없이 진지하게 나눴던 대학 시절로 다시 돌아간 듯한 착각이 잠시 들어 어찌나 즐겁던지. 우리 이대로 헤어지긴 너무 아쉬우니 일단 한해 더 같이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