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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오랜만에 홀로 극장 - 무한한 자기 복제의 결과물 에일리언 로물루스

by coinlover 2024. 8. 18.

오랜만에 홀로 영화관. 예전엔 마블시리즈 보려고 일년에 몇번은 갔었던 것 같은데 이젠 그것도 시들시들하다. 쇼츠 중독자가 된 이후 장시간 뭔가를 보는게 어렵기도 하고. 그래도 여름에 극장만큼 저렴한 피서지가 없긴 하다. 귀찮아도 인증샷은 찍어둬야지 싶어 핸드폰으로 한컷.

 

 

1. 

 

부익부 빈익빈이 극한에 다다른 듯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이

 

에일리언보다 더 무서웠다.  

 

더불어 자본주의의 정점에 있을 헐리우드에서 

 

불평등 문제에 대한 관심을 패션화시키는 건 아닌지 하는 의문도 들었다. 

 

 

2.

 

전형적인 말 안 듣는 빌런형 캐릭터가 등장하길래 

 

아 또 발암 틴에이저 성장물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어서 다행. 

 

초반부가 지루해 잠깐 졸 뻔. 

 

 

3. 

 

에일리언 1과 2 사이의 이야기라고 하는데 

 

전반적인 이야기는 고전 에일리언 시리즈 중 1, 2의 플롯을 그대로 따라가며 

 

4편의 그것을 어느 정도 가져온 정도. 

 

신선함은 전혀 없었고 그냥 딱 에일리언. 

 

PC가 아닌 AI와 인간의 공존이라는 문제를 가미한 게 그나마 독특했던 부분. 

 

 

4.

 

나는 프로메테우스와 커버넌트로 이어지는 프리퀄 시리즈가 더 좋았다. 

 

하지만 흥행부진으로 시리즈 차기작 제작은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프리퀄 시리즈의 디자인 컨셉이 에일리언 본편 시리즈보다

 

더 미래형으로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

 

이번 편에서 카세트 퓨처리즘을 표방하며

 

본편 시기의 디자인 요소를 많이 반영한 게 신선하더라.

 

레트로 컨셉의 유행과 맞물려 설정 오류와는 상관없이 꽤 괜찮게 받아들여질 듯.

 

 

5.   

 

영화 보는데 관객들 매너 참. 

 

상영 시작 한 후에 늦게 들어와서는 핸드폰 조명 켜고 온 극장을 돌아다니기.

 

앉아 있는 사람 발을 밟고 사과도 하지 않고 쌩까기.

 

리클라이너 조절 한다고 내내 가죽 시트 마찰 소음 내기. 

 

몇 자리 건너서도 들릴 정도로 음료 쪽쪽 빨고 팝콘 와그작 쩝쩝 거리며 먹기. 

 

핸드폰 검색하며 영화 보기. 

 

자리에 앉아서 통화하기. 

 

심지어 마지막에는 극장 바닥에 침 뱉기까지.

 

아니 분명 몇 년 전까진 문화와 에티켓을 존중하는 나라가 되어간다고 생각했는데 

 

요 근래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사는 망나니들이 왜 이리 설치는 건지.   

 

국격이 날로 떨어지니 국민들 수준도 함께 떨어지는 건가? 

 

 

6.

 

같은 값 주고 영화를 보지만 지방 소도시의 관객은 차별을 받는다.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한다는 티켓 경품 이벤트나 소소한 굿즈 제공도 없고 

 

심지어 영화 팸플릿도 갖다 놓지 않는다. 

 

두 개 있던 영화관 중 하나는 폐업했고 나머지 하나도 근근이 운영되는 중. 

 

안 망하고 최신작 상영해 주는 것만 해도 감사해야 할 지경인가. 

 

몇 년쯤 지나면 극장이 없어서 영화 보러 진주나 거제에 가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인구소멸의 그림자는 여러 곳에 걸쳐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