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익부 빈익빈이 극한에 다다른 듯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이
에일리언보다 더 무서웠다.
더불어 자본주의의 정점에 있을 헐리우드에서
불평등 문제에 대한 관심을 패션화시키는 건 아닌지 하는 의문도 들었다.
2.
전형적인 말 안 듣는 빌런형 캐릭터가 등장하길래
아 또 발암 틴에이저 성장물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어서 다행.
초반부가 지루해 잠깐 졸 뻔.
3.
에일리언 1과 2 사이의 이야기라고 하는데
전반적인 이야기는 고전 에일리언 시리즈 중 1, 2의 플롯을 그대로 따라가며
4편의 그것을 어느 정도 가져온 정도.
신선함은 전혀 없었고 그냥 딱 에일리언.
PC가 아닌 AI와 인간의 공존이라는 문제를 가미한 게 그나마 독특했던 부분.
4.
나는 프로메테우스와 커버넌트로 이어지는 프리퀄 시리즈가 더 좋았다.
하지만 흥행부진으로 시리즈 차기작 제작은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프리퀄 시리즈의 디자인 컨셉이 에일리언 본편 시리즈보다
더 미래형으로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
이번 편에서 카세트 퓨처리즘을 표방하며
본편 시기의 디자인 요소를 많이 반영한 게 신선하더라.
레트로 컨셉의 유행과 맞물려 설정 오류와는 상관없이 꽤 괜찮게 받아들여질 듯.
5.
영화 보는데 관객들 매너 참.
상영 시작 한 후에 늦게 들어와서는 핸드폰 조명 켜고 온 극장을 돌아다니기.
앉아 있는 사람 발을 밟고 사과도 하지 않고 쌩까기.
리클라이너 조절 한다고 내내 가죽 시트 마찰 소음 내기.
몇 자리 건너서도 들릴 정도로 음료 쪽쪽 빨고 팝콘 와그작 쩝쩝 거리며 먹기.
핸드폰 검색하며 영화 보기.
자리에 앉아서 통화하기.
심지어 마지막에는 극장 바닥에 침 뱉기까지.
아니 분명 몇 년 전까진 문화와 에티켓을 존중하는 나라가 되어간다고 생각했는데
요 근래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사는 망나니들이 왜 이리 설치는 건지.
국격이 날로 떨어지니 국민들 수준도 함께 떨어지는 건가?
6.
같은 값 주고 영화를 보지만 지방 소도시의 관객은 차별을 받는다.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한다는 티켓 경품 이벤트나 소소한 굿즈 제공도 없고
심지어 영화 팸플릿도 갖다 놓지 않는다.
두 개 있던 영화관 중 하나는 폐업했고 나머지 하나도 근근이 운영되는 중.
안 망하고 최신작 상영해 주는 것만 해도 감사해야 할 지경인가.
몇 년쯤 지나면 극장이 없어서 영화 보러 진주나 거제에 가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인구소멸의 그림자는 여러 곳에 걸쳐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