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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당.

회와 초밥이 나오기에 그렇게 불리는 것이지 일본식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은 아니었기에

개인적으로는 정통 일식을 표방하는 초밥집이나 이자카야, 일본가정식 요리집을 더 선호한다.

미식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초임 교사 시절에는 진주에 있는 제주회초밥 등의 일식당에 자주 가기도 했지만 

몇년 겪어보니 그냥 별것없는 곁들이 안주가 많이 나오는 곳들이 대부분이었던 터라 

연세있는 분들과의 약속이나 학교 회식이 아니면 멀리하게 됐다. 

통영에도 꽤 많은 일식집이 있지만 후기에 올라오는 음식들을 보면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딱 그정도의 식당들이었기에 가본 적이 없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프라이빗한 공간이 있는 식당을 찾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일식당을 수소문하게 되었다. 

식당들 중에 공간이 방으로 분리되어 있어 다른 팀과의 접촉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은 일식당 정도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른 식당들도 방이 있지만 시국이 시국이라 예약이 무척 힘들다.) 

죽향일식당의 경우도 모든 공간이 방으로 구분되어 있기에 선택했던 것이 사실이고 음식의 맛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인터넷 평을 보니 불친절하다는 글도 보여 긴가민가하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실제로 가보니 왜 그런 평이 나왔는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친절했다. 

이 집은 5만원, 7만원, 10만원 코스로 구성되어 있고 내가 선택한건 가장 저렴한 5만원짜리였다. 

다른 일식집의 중급 코스보다 비싼 가격이었기에 대체 뭐가 나올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접시 하나 하나에 담겨나오는 음식들의 식재료 수준과 맛이

다른 집들 같이 구색 맞추기 메뉴가 아닌 단품 요리라고 생각해도 좋을 수준이었다.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이 정도 요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일본식 선술집이나 다찌같은 곳이 왁자지껄한 곳에서는

마음 놓고 음식을 먹게 되어버린 요즘 같은 시대에는 정말 중요한 경쟁력이다. 

통영을 상징하는 식문화로 이름 값이 너무 높아지면서 변질되기 시작한 일부 다찌들보다

(살도 없고 냉랭하게 식은 작은 게 몇마리, 빈약한 회 몇점 등등을 구성에 포함해놓고 3-4만원을 받는 곳도 꽤 있다.) 

옛날식 코스 식당으로 치부되고 있는 일식당이 오히려 더 나은점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생굴 등 몇가지가 더 나왔는데 사진을 못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