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독립 큐레이터, 사진교육자, 사진평론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 최연하샘께서 

사진의 북쪽 이후 정말 오랜만에 사진책 - 평론집을 펴내셨다. 

(책에 들어간 작가들의 사진으로 동명의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작가들의 명성과 작업 퀄리티로 볼때 이런 그룹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흔하지 않을텐데

직접 가볼 수 없는 상황이라 아쉽기만 하다.)

사진하면서 만나는 사람들 중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작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선생님이라고 부르는데 

사실 마땅한 호칭이 없어 그러고는 있지만 아무한테나 선생님, 샘 하고 부르는게 좀 우습기도 하다. 

하지만 최연하샘은 샘이라고 부르는데 아무 위화감이 들지 않는다. 

선생이라 함은 가르치는 사람,

현학적인 용어로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가가기 쉬운 말과 글로 사람들의 문리를 틔워주는 역할을 하는 이다. 

실제로 사진교육자로서 강단에 서고 계셔서 그렇기도 하지만 최연하샘의 글이나 강의(두번 밖에 안들어봤지만)는

사진하면서 흔히 만난 알아들을 수 없는 말과 글의 대잔치와는 다른 것이었다. 

생활 속의 언어로 이해하기 쉽게 짚어주는 좋은 선생님이라는 생각을 여러번 했고 

그 느낌이 이 책에 그대로 담긴 것 같다.

최연하샘은 22명의 사진가를 바라보며 쓴 글들을 통해 지금의 한국 사진을 반추해볼 기회를 제공해준다. 

사진판 문외한인 내 수준에서도 책에 게재된 사진가 중 처음 들어보는 이는 한명뿐이니 

한국사진의 힘이라는 타이틀을 붙여 그 저변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현학적인 글, 알 수 없는 사진에 지쳐 사진책을 멀리하는 이가 있다면 

이 책의 깊이있는 시선과 부드럽고 차분한 글을 통해 그 편견을 깨트려보길 권한다.  

 

- 사족

한국 사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깊숙한 곳까지 알지는 못하는 내가

이 책에 실린 사진가중 모르는 이가 거의 없다는 것은 

그만큼 사진판에 새로 등장한 주역은 많지 않다는 뜻이기도 한 것같아 아쉽다. 

(물론 최연하샘이 묶은 22명의 사진가가 한국 사진의 모두는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