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미래사로 차를 달렸다. 날씨가 괜찮을때 담아둬야할 컷이 있었기 때문이다. 충무교를 지나다 보니 헤이즈로 흐려진 세기말적 풍경이 펼쳐졌다. 근처에 차를 세우고 한컷 찍은 후 다시 차를 몰았다.
미래사 편백숲에서 찍어야 할 클립을 확보한 후 뻘샷을 몇컷 찍으며 놀았다. 드론을 처음 날렸을때는 장애물이 아예 없는 곳만 찾아다녔는데 이제는 사진에서 오버숄더샷을 찍듯 영상에도 전경이 걸려야 예쁘다고 믿으며 일부러 찍기 어려운 곳을 찾아다고 있다. 이러다 큰 코 한번 다치지 싶다. 오늘 아침 촬영으로 필요한 영상클립은 대부분 확보해서 당분간은 드론 촬영을 쉬어야겠다. 너무 달리면 반드시 문제가 발생하니까.
착륙한 드론을 두고 숲 이곳 저곳을 찍다 돌아보니 귀염뽀작한 새끼 고양이 한마리가 나타나서 드론을 견재하고 있다. 눈치만 슬슬보던 녀석이 드론에게 다가가 필살 고양이 펀치를 날려서 잠시 당황했지만 부서질 정도의 파워는 아니었기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35mm 렌즈를 마운트하고 다가가서 한컷. 내 드론을 공격했으니 너도 초상권을 내놔라. 놀란 눈이 너무 귀엽다. 산에서 살만한 포스는 느껴지지 않던데 어찌 이런 곳에 홀로 돌아다니는지.
집에와서 잠시 쉬다가 경남교육청 출장 관계로 다시 운전. 불법촬영카메라 감지 장치 수령 및 사용법 연수 받으러 갔다. 연수 내용은 그냥 전원 켰다 껐다 하는 정도. 코로나 재확산이라는 엄중한 시국에 이런 내용으로 집합 연수는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앞자리에 있는 한 여선생님께서 전원을 제대로 못켜 헤매는 모습을 보니 연수를 하긴 해야겠구나 하며 납득했다.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아마 인성부장은 아니고 불법촬영카메라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온 모양이었다. 나야 뭐 거의 원맨 인성부인 관계로. 기획샘은 1정연수중이고.... ㅜ_ㅜ 1학기에 터진 두건의 불법촬영 사건이 모두 경남교육청 교사가 관련된 일이라 교육청 차원에서 엄청나게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았다. 어쨌든 짧은 방학의 하루가 출장으로 이렇게 날아가버리니 마음이 참 ㅜ_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