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을 돌아보면 기억나는 것 중 하나가 헤이즐넛 커피 향기다.
카페 비슷한 곳에만 들어가면 약속이나한듯 풍겨나오던 그 냄새.
지금이야 질낮은 원두를 먹을만하게 만들기 위해 첨가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져
선호하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그때는 커피하면 헤이즐넛이었다.
아무리 좋은 원두로 내린 드립커피를 마셔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생겨 몇년간
커피를 마시지 못했는데 신기하게도 헤이즐넛 커피를 마시면 괜찮다.
그래서 가끔 커피를 마시고 싶으면 마트에 파는 헤이즐넛 커피 팩을 사다가 마시곤 한다.
태생이 싸구려인 몸이라 좋은건 받아들이질 못하는건지
아니면 추억보정이 몸의 이상 증상까지 억누르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여름날 마시는 아이스 헤이즐넛 한잔이 요즘의 내게 큰 위안이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