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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소설이나 만화를 보면

 

세계의 원형을 탐구하는데 집착하는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이데아를 모방했다는 세계의 불완전한 모습이 아니라

 

이데아 그 자체, 세계의 본질에 접촉하려는 사람들.

 

어린 시절에 그런 내용들을 접했을 때는

 

뭐 저리 쓸데없는 것 가지고 사람을 죽이고 살리고 할까 싶었는데

 

이 나이 들어 십여년이 넘게 별것 아닌 이미지 탐구에 집중하다보니

 

그게 그렇게 하찮게 치부할 일은 아니었구나 싶기도 하다.

 

이제는 구시대적 발상이 되어버렸지만

 

예술, 혹은 그 하위 분류로써의 사진을 하는 사람들 중 

 

여전히 이미지 너머의 이미지, 이데아의 원형을 추구하는 이들이 있다.  

 

철저하게 파편화되어버린 이 시대에 자기 자신 속으로 침잠해 들어가

 

모든 것을 개별화시켜버리는 작업들도 결국은

 

본인 스스로를 포함하고 있는 세계의 본질을 찾는 작업이 되어버리는 것.

 

아무리 새로운 관념을 만들고 끌어다 붙여도

 

결국 우리는 본질이라는 부처님 손바닥 위에서 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플라톤으로부터 벗어 나려고 발버둥을 치고

 

혹자들은 이미 벗어났다고 자부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게 진짜 그런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