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나뿐만 아니라 많은 선생님들이 계속 출근하면서 업무를 챙기고 있었지만
전교직원 동시 출근은 오늘부터였다.
아이들은 아직 학교에 나오지 않지만
9일에 있을 중3, 고3의 온라인 개학 준비로 교직원들은 무척이나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다.
한순간의 틈도 없이 보낸 하루,
저녁을 집에서 대충 떼울까 하다가 죽림에 있는 삼파운드에 갔다.
언제부턴가 개학하는 날에는 여기가서 식사를 해야
새학기가 제대로 시작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내 나름대로의 개학 축하 의식에 빠지지 않는 로얄 버니니.
가끔 마시면 참 좋다.
비록 립아이스테이크는 평소보다 너무 레어 레어 했지만
해산물 토마토파스타와 해산물 크림파스타 모두 평소와 다르게 소스의 점도가 부족해 싱거운 느낌으로 먹었지만.
그래도 삼파운드에서 저녁을 먹고나니 개학했다는걸 실감할 수 있었다.
저녁먹고 나오던 길 죽림 해안가의 벚꽃이 간판의 불빛을 받아 낮보다 더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더라.
매년 보는 이 아무렇지도 않은 풍경이 올해따라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건 나만의 감상이 아니리라.
이미 꼬일대로 꼬여버린 한해지만, 답이 보이지 않는 새학기지만
힘을 내서 어떻게든 버텨나가 보겠다고 벚꽃 뒤로 떠있던 달을 바라보며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