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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일자 발령이긴 하지만

 

통영여고로 전근 발표가 난지는 이미 한달이 지났다.

 

2월달에 학교에 나가 인사도 했고

 

개학 연기에도 불구하고 거의 매일 학교에 나가 일처리를 하고 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는 사람은 거의 없고 스치며 지나가는 얼굴들은 차갑게만 보인다.

 

학생들도 만나지 않으니 이곳이 정식발령지인지, 잠시 파견을 나온지 헷갈린다.

 

아직도 고성중앙고에 근무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랄까.

 

원래대로라면 오늘이 개학 2주째 화요일.

 

전쟁같은 새학기 둘째주를 보내고 있겠지만 

 

새로운 동료들과의 심리적 거리감도 어느 정도 해결되고, 학생들과 수업도 해보면서

 

길었던 겨울 기간동안 의식 속에 쌓여있던 먼지들을 털어낼 수 있는, 

 

새학기의 본격적인 시동이 걸리는 시점이었을 터....

 

하지만 저녁에 앉아서 공문처리를 하다보니 지금 내가 뭐하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만 들 뿐

 

뭔가 정리되고 익숙해진다는 느낌이 하나도 들지 않는다.

 

15년간 계속 지켜왔던 루틴이 깨지는건 생각보다 심리적 압박감을 안겨주는 듯.

 

이제는 왠만한 일에 흔들리지 않고 알아서 잘 해내가야할 중견교사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새내기 같은 상태로 살고 있으니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