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주인공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너무 늦게 깨닫게 되는 비극적 결함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학생들이 가진 그 비극적 결함이 어설프게나마 눈에 보이기에 방향을 바꿔보려 노력하지만
주체들의 자각이 없는 이상 절대로 고쳐지지는 않을 것이므로 나는 항상 좌절한다.
비극의 행로를 바라 보고 있는건 힘들지만 그것이 인생 전체에 있어서의 파멸을 뜻하는 것은 아니기에,
그저 고등학교 생활의 결과로 맞이할 당분간의 어려움을 보는 것에 불과하기에 깊이 개입할 수는 없다.
내가 조금 더 살아본 입장에서 아직 어린 그들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하듯
누군가는 나의 행로를 바라보며 내가 깨닫지 못한 비극적 결함을 안타까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