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당시 가격이 600만원이 넘어서 언감생심 꿈도 못꿨던 렌즈였습니다.
칼짜이스에서 VDSLR용으로 출시했던 영상용 렌즈 라인업인 CP.2(컴팩트 프라임2).
물론 지금은 가격이 많이 내린 상태지만 그래도 이 렌즈를 구매하는데는
상당한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최신 Af 렌즈들의 성능이 엄청난데 지금 굳이 출시된지 8년이 다되어가는 렌즈를
구매해야하는가?
영상용 렌즈를 스틸사진 촬영에 쓰는게 무슨 효율이 있는가?
등등의 의문이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꼭 한번 써보고 싶은 렌즈였기에
(빌려써서는 렌즈의 진가를 느끼지 못하는 희안한 병을 가지고 있기에)
결국 손에 넣고 말았습니다.
렌즈를 받고 나서의 첫느낌은 이런 만듦새 때문에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구나 였습니다.
그냥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기분.
렌즈의 성능을 떠나 그냥 배가 불러오는 것 같았습니다.
렌즈의 모양, 마감, 조작감 모두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무단조리개인데다가 초점링이 조작감이 사진용 렌즈랑 달라 적응이 좀 필요하겠지만
만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책상 앞에 관상용으로 둬도 충분한 가치를 가질만한 녀석입니다 ㅋㅋㅋ
그러나 일단 사용은 해야겠지에 마운트를 캐논용으로 교체합니다.
스냅이나 바이요넷 식의 마운트 탈착이 아니라 나사를 풀어서 교환해야 합니다.
별모양 드라이버가 필요했습니다.
캐논 마운트로 변경한 후 MC-11을 이용해 A7R4에 연결한 모습입니다.
렌즈가 엄청나게 커보입니다만 실제로 보면 균형감은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몇장의 샘플사진을 찍어봤습니다. 화질 자체는 최신 렌즈들에 비해 우위에 있다고 보긴 힘들듯 합니다.
중앙부 화질은 6100화소에서도 우수한 수준이지만
극 주변부 화질은 시그마 등의 최신렌즈에 비해서는 약간 아쉽습니다.
(출시된 시기를 고려한다면 놀라운 수준이구요.)
대단히 차분한 느낌의 사진이 나와서 결과물은 만족스럽습니다.
좀 더 촬영해보고 세밀한 분석을 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