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너무 오래전에 주문해뒀던 터라 완전히 잊고 있었다.
이사 전의 주소로 주문이 되어 있었기에 옛날 아파트로 가서 새로 이사온 집주인에게
택배를 받아오는 신박한 경험까지 했다.
2.
코지마 히데오의 게임 중 조금이나마 해본건 플스2 시절의 메탈기어 솔리드2 뿐이었다.
그때 느낀 감상은 '게임보다 컷신이 더 많구나. 이 사람은 게임 자체보다는
게임을 통해 전해지는 스토리에 더 관심이 많은 거구나' 였다.
그래서 이후 그가 만든 게임은 완전히 내 관심 밖이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증도 되지 않은 그의 신작 게임을 예약했던 것은
매즈 미켈슨과 레아 세아두가 게임에 등장한다는 것 때문이었다.
예고편 트레일러가 너무 감각적이었던 것도 한몫했다.
4.
에피소드 2까지 진행하고 나서 느끼는 감상은 메탈기어 솔리드2를 처음했을 때와 똑같다.
이럴거면 굳이 게임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나?
두시간 가까이 플레이 했는데 초반부라서 그런건지 내가 조작하는 시간보다 컷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컷신보다가 택배 배달하는게 끝.
(요즘 스위치로 즐기고 있는 젤다 야생의 숨결도 반은 하드코어 등산 게임인데
데스 스트랜딩도 본질이 등산에 있는 듯 ㅋㅋㅋ)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중간에 다른 유저가 놓아둔 다리 덕분에 미션을 수월하게 끝내며 만나지도 못했던 그 유저에게
땡큐라고 말하고 있는 나를 보며
고립되어가는 세상을 하나로 묶어낸다는 주제로 게임을 만들었다는
코지마 히데오의 중2병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5.
영상미와 배경음악은 압도적으로 좋다.
배우들의 모델링은 피부가 고무같은 느낌이라 조금 아쉽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