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대하의 계절.
일년에 한번 새우 먹는 날이 돌아와 고성 병산 수산에 다녀왔습니다.
결국 오늘 고성으로 출근 - 애들 인솔해서 버스타고 통영 소풍 - 마치고 다시 고성 - 운전해서 다시 통영
- 가족들 데리고 새우 먹으러 고성 - 다시 통영의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네요 ㅋ
이렇게 고단한 길임에도 불구하고 통영에서 고성의 병산수산까지 가는 이유는 새우 구이 하는 집들 중에서
새우 튀김이 가장 맛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집의 새우가 다른 곳에 비해 대단히 크고 품질이 좋다거나 맛이 뛰어나다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래고 매해 바뀌는 알바생들의 친절도도 복불복이라
3년전에는 매우 불친절,
작년에는 매우 친절,
그리고 올해는 다소 불친절이었기에
서비스가 좋아서 추천하는 것도 아니예요.
(자기 실수로 새우가 땅 바닥에 떨어졌는데 씻지도 않고 그대로 구워주려는 모습에 할말을 잊었습니다.)
알바의 귀차니즘으로 인해 느낀 불쾌함은 적당히 구워진 새우의 탱글탱글한 식감에 금방 잊혀졌습니다.
무척 빠른 속도로 새우의 껍질을 하나 하나 까 나갑니다.
저는 새우 한판을 다까서 올려놓고 손씻고 와서 먹는걸 좋아합니다 ㅋ
인내는 쓰나 열매는 달다라는 말은 진리예요 ㅋㅋㅋ
분리해놨던 머리는 버터구이를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2000원의 추가비용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칭찬할만한 수준의 왕새우튀김.
이게 이 집의 시그니처입니다.
다른 곳에서는 이 맛이 안나더라구요.
바삭함이 정말 최고.
마지막은 입가심으로 새우라면.
새우가 들어가서 그런지 국물이 매우 시원합니다.
맵지도 않고 딱 좋은 맛.
보슬비가 내리는 야외 자리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새우를 먹고 있자니
세상 전체가 참 평화로워보이네요.
올해의 새우는 이것으로 끝, 내년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