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의 PC(Perspective Control)렌즈나
캐논의 TS(Tilt-Shift)렌즈는
대형카메라의 틸트와 시프트 기능을 35mm 판형 카메라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써 심도면 조절과 키스토닝 현상 제어를 주목적으로 사용된다.
니콘을 사용할 때 45mm F2.8과 24mm F3.5를 즐겨 사용했었기에
이 렌즈의 효용성을 너무 잘 알고 있었지만
작업 의도와 딱히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면 크게 쓸일이 없는 계륵이기도 해서
몇번이나 들였다 방출했다를 반복했었다.
소니로 주력 카메라를 옮기고 나서 아쉬웠던 것은 현재 출시된 렌즈 중
틸트시프트 기능을 가진 렌즈가 없는데다 다른 렌즈들에 비해 대중성 확보가 어렵기에
앞으로도 쉽게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었다.
물론 라오와에서 출시한 E마운트용 시프트어댑터를 사용하면
캐논이나 니콘의 수동 렌즈들을 시프트렌즈로 사용할 수 있지만
틸트기능은 없는데다가 어댑터 자체에 렌즈가 추가되고 화각이 좁아지는 등의
사소한 단점이 있어 가지고 있지만 활용을 잘 안하는 편이었다.
MC-11을 이용해 캐논은 TS렌즈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가격이 워낙 비싸 엄두를 못내고 있었고
그나마 마지막 대안이었던 삼양 24mm F3.5TS는
최대개방에서 약간 아쉬운 화질, 역광과 측면광에서의 고질적인 할레이션 때문에
구입을 망설이고 있던 참이었다.
그렇게 몇달을 고민만하다가
결국 가격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선택한 것은 삼양의 것이었다.
몇년 전에 사용했을때 느꼈던 아쉬움을 생각하며
구입해서인지 큰 기대를 안하고 있었는데
막상 렌즈를 받아 며칠 사용해보니
이 렌즈가 이렇게 괜찮았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조리개 조으고 써야지 생각하며 무시했던 최대 개방 해상도는
기억하고 있던 것 보다 괜찮은 느낌이었으며
역광에서의 할레이션도 생기는 각도를 인지하고 있었기에 피해가며 작업하니
큰 단점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니콘의 PC 렌즈를 사용할때 고질적인 고정 노브 고장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삼양의 렌즈는 그런 부분의 빌드 퀄리티는 오히려 니콘보다 나은 느낌이었다.
마운트 부분의 볼품없는 길쭉함(E마운트 전용렌즈 한정)은 이 렌즈에서는 오히려 바디와 조작 다이얼 간의
간격을 적절하게 넓혀주어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삼양렌즈 특유의 노란끼는 이 렌즈에서도 나타나지만
색감이야 어차피 후보정으로 완성하는 편이라 큰 불편은 없었다.
아쉬운 점은 대물렌즈 크기와는 별 상관없이 필터 구경을 82mm로
넓혀놔서 필터가 더 비싸다는 것 정도?
삼양의 촌스러운 렌즈 패키지는 말할 것도 없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