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중앙고 5년차.
올 2월에 3년 키운 제자들 졸업시키고
담임을 쉬고자 하였으나 어찌 어찌하여 다시 1학년 담임을 맡았다.
작년까지 모든 힘을 소진했으니
올해는 크게 힘빼지 말고 최소한의 것들만 해나가며 조용히 지내야지.
애들 위한다고 싫은 소리 해봐야
바뀌는건 없고 내 수명만 줄어들지 싶어.
그냥 만사를 웃고 넘기려고 했는데
학부모들이 분위기를 잡아달라고 시간 차 공격으로 요구를 해오니
별 수 없이 인기없는 시어머니 선생님으로 돌아가야겠다.
집에서는 어쩔 수 없는 아이를
학교에서나마 잘 키워달라고 사정 사정하시니 어쩌겠는가?
교사도 서비스업인데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지.
고등학교 입학후 40일이 되어가는데도
중학교 2학년 정도의 정신연령으로 살아가는
이 애들을 앞으로 어찌해야할지 견적은 안나오지만.
교실청소 시간에 애들아 창문열고 청소하자는 말을 3번에 걸쳐해도 들은 척도 안하는 아이들.
(창문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아이도 꿈쩍 안하더라 ㅋㅋㅋㅋ
학교에서도 이러는데 집에서는 어떻게들 살고 있을지 안봐도 비디오로구먼....
창문 열라고 하면 그쪽으로 우루루 몰려가던 작년 제자들이 그립다. ㅜ_ㅜ )
사실 요즘 시대에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애들한테 말하지 말고
내가 창문을 열면 되는건데 말이지.
그렇다고 요즘 애들이 내가 창문 열고 있으면 같이 열지는 않는단 말이지.
그냥 청소할때 창문은 선생이 여는거구나 하고 인식하게 되겠지 ㅋ
학생 인권 존중이니 뭐니 하면서 이렇게 가르치는게 교육은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이정도 생활 교육은 이미 집이나 중학교 이전 단계에서 이뤄져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이런 아이들의 생활기록부에 품행이 방정하며 학급의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는 착한 학생이라고
기록하는게 정의는 아니지 않은가?
올해는 정말 아무 사심없이 있는 그대로의 학생들 모습을 객관적으로 기록해보려 한다.
학생부 종합전형의 원래 취지에 적합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