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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6일이 기념할 만한 날이기도 했고

전역한지 7년이나 되었는데 동해 지역이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궁금증에 기름값의 압박을 무릅쓰고 동해안 여행을 단행했다.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데다가 강원지역에는 대설주의보까지

내렸다고 해서 무척 긴장했으나

이 날이 아니면 당분간 긴 여행을 감행할 시간이 나질 않았기에

날짜를 늦출수는 없었다.

비와 눈을 뚫고 첫목적지인 영덕 강구항을 향해 열심히 달려

3시간 30여분 만에 처음 도착한 곳은 화진해수욕장.

군시절 휴가 복귀할 때 동해가는 버스를 타면 제일 처음 쉬는 휴게소였다.

여기서 바다를 보고 한숨을 쉬곤 했는데........

민간인이 되어 다시 이 바다를 보니 감회가 참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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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숨을 돌리고 30분 정도를 더 달려 도착한 곳은

바로 영덕 강구항~ 전수근 선생님과 함께 대게 먹으로 가자고 1년 내내 말하다

못갔던 곳에 결국 도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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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항 어판장에 가서 대게를 직접 골라 쪄먹는게 정석이라고 하는데

동해까지 갈 길이 까마득 했기에

주변을 충분히 돌아볼 여유가 없었고  

결국 제일 화려했던 대게궁이라는 집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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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대게 피규어가 나를 유혹한 것....(원래 이렇게 인테리어 화려한 집이 맛은 별로 라는데....)

1층에 있는 수족관에서 대게를 골라 쪄주는데 이번 여행의 목적은 잘먹고 잘놀자였으므로

상대적으로 급이 떨어지는 홍게보다는 진정한 영덕대게의 풍미를 보여줄 박달대게(싯가 12만원부터)를

먹자는게 우리의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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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라내는 녀석들마다 다리가 한두개씩 떨어져 있어 몇개를 교체하다가 제일 실해보이는 녀석으로

한마리를 고르고 2층으로 올라갔다.

기본으로 나오는 사이드 디쉬들은 이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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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이나 과메기 등등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호박죽이랑 새우만 뜯어먹으며 한 이십분을 기다리니

서빙하는 아가씨가 대게를 가져 온다.

나는 솔직히 맛보다는 빨갛게 익은 대게의 웅장한 모습을 보는데 관심이 더 있었기에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으려는 찰나

서빙하는 아가씨는 무자비하게 대게를 해체해버린다...............ㅡ_ㅡ;;;;;;;;;

그래서 결국 온전한 박달대게 사진은 남기지 못하고........

우리 앞에 놓인 그녀석은 처음에 봤던 그 웅장한 모습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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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단촐한 모습이었다.....................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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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슬픔을 뒤로 하고 대게 살을 뜯으니 밀려오는 감동 ㅜ_ㅜb

역시 그 맛은 뉴욕바닷가재의 랍스터나 대게사냥의 킹크랩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정신없이 대게를 먹다보니 대게 내장으로 볶은 밥과 홍게 매운탕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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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득쫀득한 대게도 별미지만 개인적으로는 게딱지에 얹어 나오는 이 게장볶음밥이 정말 별미였다.

홍게매운탕도 시원한게 맛있었고~

만족스런 식사를 마친 뒤 강구항을 좀 돌아보고 싶었지만 역시 시간의 압박에

바로 차에 올라탈 수 밖에 없었고

곧바로 쉴새 없이 달려 도착한 곳이

관동팔경의 하나인 월송정 - 소나무 너머로 보이는 정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소나무 숲을 지나 올라가니 떡하니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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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화재 이후 문화재 관리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을 줄 알았는데

덩그러니 방치된 월송정.... 1980년대에 복웠했고 국보도 보물도 아니라지만

관리 상태가 너무 허술한 듯 했다.

그래서 우리도 바쁜 마음에 좀 허술하게 구경하고.... ㅡ_ㅡ;;;;;

다시 길을 재촉해 또다른 관동팔경인 망양정으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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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양정까지는 약간 가파른 계단길을 올라서 가야하는데다가

그날 바람이 너무 세고 추워서 올라가자마자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원래는 이 다음에 또다른 관동팔경인 죽서루를 구경하기로 했지만

정자구경은 그만하자는 불평에 캔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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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차를 타고 삼척으로 가는 길에 울진에 들러 봉평신라비를 구경했다.

오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 관리는 별로 안하는 듯 했고 주위에 주차할 곳도 없어

불평이 절로 나왔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우리나라는 국토 전체가 박물관이라는 표현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 박물관의 관리 상태는 너무 허술한 듯 했다.

어쨌든 이제 가는 길에 둘러볼 곳은 다 보았고

여행의 진정한 목적지인 삼척까지 지옥의 급커브 코너들만이 남아 있었다.

<투 비 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