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23-20160302
192시간 27분
테러방지법안 통과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무제한 토론.
국민들에게 필리버스터라는 생소한 단어를
잊을 수 없는 단어로 각인시킨 의원들.
그들 투쟁 기록이 발간되었다.
내가 이 속기록을 꼼꼼히 읽어보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미 동영상으로 대부분의 주요 내용을 들었으므로
이 책을 통해 그 내용을 복기하려는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가끔 읽기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책 구입도 필요하다.
이 치열했던 투쟁의 한자락을 내가 바라보고 있었다는
증거를 남겨놓고 싶은 그 마음이 강했다고 해두자.
아마도 대한민국 역사에 다시는 시도되기 힘들,
그래서 더더욱 빛나게 기록될 무제한 토론.
이길 수 없는 싸움일 줄 알면서도 당당하게 나섰던
그들의 모습과 그 말들을 이렇게라도 기억하고 싶었다.
어디로 흘러가는지 전혀 알 수 없게되어버린 대한민국에서
그래도 우리가 이쯤에 있다는 작은 이정표를 세워준 사건이라고 믿는다.
우리에게는 기억해야할 역사가 있습니다.
기억하는 것은 과거에 빚진 우리의 의무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록과 기억뿐이다.
적어도 그것만은 굽혀지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