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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들어와서 보는데요^^

 

사진 테크닉은 좋으신데 교사이어서 그런지 진부한 것 같아요.

 

사진들이 너무 정직하고 마치 교과서 같아요.

 

 

어제 빛의 소리굽쇠라는 제 포스팅에 달린 익명 댓글입니다.

 

 

 

 

 

사실 블로그에 비밀 댓글로 제 사진에 대한 비평(혹은 그냥 비판)을 해주시는 분들이 몇몇 되십니다.

 

그 분들 중에는 지인들도 계시고 모르는 분도 계세요.

 

때로는 잘난척한다고 심하다 싶을 정도로 욕하는 분도 계시고

 

사진이 산으로 간다고 지적해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다 저의 발전을 바라고 하시는 말씀이니 필요한 부분은 새기고 필요없는 부분은 괘념치 않는 편이지요.

 

다른 분들이 남기신 비평의 댓글에 비해 상당히 정중하시고 (어떤 분은 쌍욕도 남겨놓으시니까요)

 

어찌보면 기분나쁠만한 내용도 전혀없습니다만

 

왠지 저 댓글은 제 기분을 묘하게 만드네요.

 

 

일단 가끔 들어와 보는데요.

 

라는 부분입니다. 가끔 들어와서 제 블로그 사진을 전부 훑어보시는게 아니시라면

 

사진에 대한 평을 하시는게 아닙니다.

 

가끔 들어와서 사진 몇장보고 제 사진 전부를 판단하신다면 자질이 안되신 겁니다.

 

전에도 블로그에 한번 밝힌 적이 있지만 블로그는 블로그일 뿐 제 생활의 모든 것, 제 사진의 모든 것을 보이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음 전시도 준비해야하는 입장이기에(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제가 기획하고 있는 사진들은 블로그에 제대로 공개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사진은 아이디어 싸움인 면이 크고 주력 작품으로 내세울 것의 소스가 미리 공개되면 곤란하니까요(뭐 사실 그것들도 그리 대단하진 않습니다만).

 

때로는 모두를 보여드리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블로그에 너무 큰 것을 바라면 안된다는 생각에 항상 마음을 누르고 있습니다.

 

블로그에 올리는 사진들은

 

남들이 봐도 무방할 사진. 특별히 대단한 발상으로 찍지는 않았던 저의 일반적인 사진들입니다.

 

그것을 보고 제 사진을 모두 아는 것처럼(사실 그것도 전부 보지 않고) 평가하시는 건 좀 성급하신게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진부하다고 하시면 이런 저런 부분에서 구체적으로 이렇다라는 말씀을 해주셔야지

 

그냥 진부하다고 해버리면 뭘 어떻게 하라는건지요?

 

유레카님 처럼 제 사진을 처음부터 끝까지 진중한 자세로 봐주시는 분께서

 

사진이 진부합니다라고 평을 해주셨다면 저는 그것을 발판으로 삼아 제 사진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하지만 이 댓글을 남겨주신 분이 누군지. 어떤 관점으로 제 사진을 보시는지 저는 전혀 모릅니다.

 

포트폴리오 비평을 받기 위해 여러분을 만났고 때로는 눈물이 날만큼 혹평도 들었지만

 

그건 면대면 상황이었고 오해가 생길만한 여지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 비평들을 바탕으로 이만큼이나마 올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남의 사진을 비평하실 때는 자신의 연락처 정도는 남겨두시는게 예의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야 얘기가 발전적으로 이어지죠.

 

비평하신 분이 어떤 분인지. 그분은 어떤 사진을 찍고 어떤 성향을 가지신 분인지 알아야

 

사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는 얘기를 할 수 있습니다.

 

자기 홈페이지나 메일, 연락처도 전혀없이 댓글 하나 툭 던져놓고 익명성 아닌 익명성을 즐기시면

 

그 글을 보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난감합니다.

 

이건 악플이나 다름없지요.

 

만약 달아주신 댓글이 사진가로서 저의 발전을 기대하고 해준 조언이라면 이런 방식을 취한건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댓글을 신경쓰는 이유는 사실 여기까지 쓴 내용 때문이 아닙니다.

 

저 글을 쓰신분은 사진가로서의 저보다 교사로서의 저를 함께 폄하하셨기에 화가 납니다.

 

사진을 진부하게 찍는다는 것은 오히려 괜찮은 비평입니다.

 

여기까지는 저의 발전을 기대하고 쓴 글이라고 볼 수도 있지요.

 

하지만 교사이기 때문에 사진을 진부하게 찍는다는 것은

 

교사는 진부하다는 이상한 인식을 만드는 것이며

 

제 직업을 무시하는 발언이 됩니다.

 

단언컨대 저는 진부한 교사가 아닙니다.

 

교사이기 때문에 진부한 사진을 찍는 것도 아니구요.

 

제가 진부한 사진을 찍는다면 그건 교사로서의 제가 아니라 인간 김석진의 사진적 역량이 아직 진부하기 때문입니다.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기 때문에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남기니 댓글은 저의 이런 해석을 끌어낼 수도 있습니다.

 

글 남기신 분께서 이런부분을 생각하셨는지 안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러나 저러나 댓글 남겨주신 건 감사합니다.

 

 

아무 댓글없이 사진만 보고 가시는 분 보다는 생각할 여지를 주신게 감사하니까요.

 

댓글의 요지는 잘 받아들여 앞으로 좀더 신선한 사진을 찍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객관적인 비평의 댓글을 많이 남겨주시길 바라며

 

서로를 좀 더 알고 발전적인 교류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