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중용의 덕을 지키는 것.
어떤 한가지를 오래 간직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이 아닌가 한다.
요즘에는 내 주위의 사진 인구에서 거품이 많이 걷혀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렇게 공격적으로 사진에 달려들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 열정을 냉정하게 바라보던 나를 마땅치않게 느끼던 그 사람들의 마음은
이상하리만큼 빨리 식어버렸다.
일년만에 사진의 본 궤도에 오르고 싶어하던 이들에게
10년을 찍으면 뭐가 보여도 보이지 않겠냐고 말하던 나는 참 우습게만 보였겠지만
그렇게 빨리가려던 사람들 중에 지금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은 없다.
중간 중간 심각한 슬럼프를 겪으면서도 내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사진을 계속 찍을 수 있는 이유는
열정만큼의 냉정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 사진에 대한 자신감만큼, 내 사진에 대한 부족함 또한 느끼고 있기에.
열정적으로 매달리면서도 냉정하게 스스로를 까내릴 수 있기 때문에.
인정받고 싶어 사진을 시작한 사람들은 그것이 이뤄지거나 이뤄지지 않거나
사진을 그만두고 말더라.
사진은 나 자신을 바라보는 거울.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다.
어떠한 경우라도 그것을 쉽게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