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천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되었던 건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클래식 필름 카메라에 대한 에피소드들과 사진을 엮은 이 책을 통해
나는 클래식 카메라 수집을 시작했고, 사진을 깊어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게 교사가 되고 나서 였으니까 2000년대 중반쯤이었던 것 같다.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관련된 에피소드, 첫 필름 카메라 엑트라라이트를 갖게된 이야기,
일본 출장 중 라이카 카메라를 사기 위해 경비를 모두 지출해 노숙했던 이야기라던가
유학비 마련을 위해 시작했던 음반 사업이 실패해 겪어야했던 고난 등...
이 책에 나와있는 그의 이야기에 나는 그냥 젖어들었다.
사진을 참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사진이 너무 찍고 싶어 F3 카탈로그를 들고 울정도로
사진에 푹빠져 있었던 사람이구나.
그때부터 팬이 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임재천 작가님은 자신의 이름으로 개인전을 하거나 사진집을 내지 않았다.
이미 중견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오래 찍어왔고 많은 작업을 해왔으나
그의 이름으로 된 사진집이 하나 없다는 것이 참 의아했다.
그와 페친이 된 것은 올해 중반 쯤.
페이스북을 통해 그의 첫 사진집이 출간 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작은 태풍이 몰아쳤다. 선 예약을 받는다는 그의 글에
수많은 사람들이 사진집 구매를 약속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얼마나 가슴 설레였을까? 사진에 마음을 둔지 3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야
첫 사진집을 세상에 내어놓는 그 기분이....
긴세월을 갈무리하여 안으로 안으로 쌓아온 그의 심정은 얼마나 벅차올랐을까?
팬인 내가 애써 이 사진집을 찬양하지 않더라도 이미
국내 유일의 사진집 출판사인 눈빛의 이규상님께서 맑은 눈의 사진가라고 극찬을 하셨다.
비평가 박평종 선생도, 사진마을 촌장이신 곽윤섭 기자님 또한 단순히 잘찍었다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는 평을 하셨다.
한국의 재발견.... 이 아름다운 나라를 긴 시간동안 바라봐온 맑은 눈의 사진가 임재천의
사진이 이렇게 아름답게 기록하고 있다.
임작가님의 사진은 어렵지 않다.
소소하고 담백하며 아름답다.
애써 포장하지 않았으며 있는 그대로를 드러낸다.
그것이 이 사진집을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이규상 사장님께서 말하신 맑은 눈의 사진가라는 표현이 어떤 뜻인지
사진을 보면 알게되리라.
그러므로 사라.
이 작가를 응원하려면 페이스북의 좋아요 한번을 누르기보다.
이 책을 사라.
그리하여 그가 더 좋은 사진집을 낼 수 있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