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장롱 속에 넣어두었다가 촬영 있는 날 당랑 들고 나가 사용하고는 촬영이 끝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시 장롱 속에 쳐박아두는 사람은 카메라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다.
.......
카메라를 꺼내 닦으며 요모조모 흠난 곳은 없는지, 곰팡이가 슨 곳은 없는지, 셔터는 제대로 작동하고 조리개는 제대로 움직이는지 점검하는 중에 카메라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다음날 촬영에 완벽을 기할 수 있다. 특히 렌즈를 닦으며 그 속을 들여다보면 영롱하게 빛나는 렌즈가 보석보다 아름답다.
김홍희 선생님의 나는 사진이다에 실린 글의 일부이다.
이렇게 책의 일부분을 발췌해보는 것은
내가 과연 카메라 마니아가 맞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어서이다.
사실 나는 카메라 청소라는 것을 거의 하지 않는다.
CMOS 클리닝은 가끔 서울갈 때 서비스센터에 맡겨서 하곤 하지만
렌즈 청소는 언제 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대물 렌즈 부분에 촬영에 방해가 될 정도의 이물질이 묻은 경우는 닦아내지만
대부분의 경우 렌즈 보호용 필터 하나 끼워놓고 그냥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때론 이러한 무심함이 마음에 걸려 렌즈 청소를 위한 도구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렌즈 클리닝 페이퍼는 단 한장도 소모되지 않은채 포장지만 저렇게 흉해지고 있었다.
이 사진의 코닥 클리닝 페이퍼가 한 5년 전에 산 것이니 ㅠ_ㅠ
ㅎㅎㅎ 그 결과 평상시 내 렌즈의 상태는 이렇다 ㅠ_ㅠ
위의 렌즈는 누군가에게는 꿈의 렌즈일지도 모를 Nikkor Af-s 35mm F1.4 ED N 이다.
하지만 내 손에서 녀석은 저런 몰골로 사진을 담아주고 있었을 뿐.....
사실 렌즈에 먼지 좀 있다고 결과물에 영향이 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이번에 칼짜이스 렌즈 클리닝 제품을 받지 않았더라면
계속 청소를 하지 않고 지냈을 가능성이 더 높다.
우연히 손에 넣게된 칼짜이스 클리닝 왑은 코닥의 것과는 달리
렌즈 클리닝 액이 발라져 있어 물티슈를 사용하는 느낌으로 슥삭 닦아 주기만 하면 된다.
사용해본 결과 효과는 정말 최고. 쉽고 빠르게 렌즈 표면을 클리닝 할 수 있다.
가격은 1만원 정도에 아주 쉽게 구할 수 있는 듯.
한박스에 100개가 들어있으니 한개에 100원 꼴이다.
이거 정말 저렴하지 않은가?
가끔 당신의 렌즈를 위해 100원 정도는 투자해야하지 않겠는가?
(솔직히 내가 이런 말을 하는게 좀 ㅋㅋㅋ)
Af-s 14-24mm F2.8 ED N 렌즈의 저 영롱한 빛을 보라.
단언컨데 내가 저 렌즈를 구입한 2010년 3월 한달 이후 이런 영롱함을 보인 적은 한번도 없었다 ㅠ_ㅠ
(대물렌즈 외곽에 보이는 사소한 먼지는 눈감아 주자.)
그렇게해서 진진이가 오후 취침을 해준 반나절 동안 닦은 렌즈들~
일단은 실사용기들만 꺼내 닦아주었다.
(수동렌즈들과 대형, 중형 카메라들은 다음 기회에)
살짝 닦아주고 나니 새제품 못지 않은
찬란한 자태를.....
(렌즈 수 참 많이 줄었다. ㅠ_ㅠ 생활고에 팔려나간 렌즈들에 조의를.... ㅠ_ㅠ)
이렇게 렌즈들을 어루만지다 보니 김홍희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 줄 알겠다.
렌즈는 단순히 사진을 찍어주는 도구일 뿐 아니라
세상의 어떤 보석보다도 아름다운 존재였던 것이다.
아.... 마음에 진 빚을 갚은 이 기분.
뭔가 대작은 찍지 못했지만 마음이 한결 가벼운 저녁이다.
이제 이 녀석들과 대작만 찍으면 되는거다.
아.... 그게 제일 어려운 거였지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