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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경찰을 별로 안좋아했다.
그동안 여러 매체를 통해서 들어왔던 이미지가 부정적이었고
경찰과 얽힐 일이라는게 교통 위반 했을 때 딱지 끊기는 것 빼고는 없었기 때문이다.
해방공간에서 많은 친일파 경찰들을 숙청하지 못했고
그 조직이 그대로 이어진 것을 배웠기 때문에 가장 보수적이고 반민족적인 세력이라는 생각도 강했다.
최초의 친일파 숙청 노력인 반민특위의 좌절에도 경찰이 깊이 관여하고 있지 않았던가.
근데 남진 형님을 알게되면서 경찰에 대한 이미지가 참 많이 달라졌다.
이렇게 좋은 사람이 경찰을 하고 있구나. 이후 한명 한명의 경찰이 한명 한명의 사람으로 보였다.
경찰들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담당하고 있을 뿐이다.
하기 싫은 일도 해야하고 때로는 냉정해져야하는 건 선생을 하고 있는 내 처지와 크게 다르지 않을거다.
짭새니 뭐니 하는 명칭으로 비하해서 부르는 건 참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어느 순간부터 하게 됐다.
이러나 저러나 이 회색 도시의 치안을 유지하는 건 경찰이다.
개인의 얼굴을 버리고 경찰이라는 표지에 따라 살아가야하는 사람들.
추운 겨울에 고생이 많을 그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경찰에 대한 이미지가 바로 서 모두가 그들을 신뢰하며 쉽게 기댈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그러려면 경찰 상층부에 있는 사람들은 좀 더 투명해져야 되지 않을까 하는 말을 사족으로 달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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