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내내 적응을 못해서 잠으로 보내고
늦은 오후에야 시내에 나가봤다.
오랜만에 서점에 가서 책도 보고
진주 사람들 사이를 걸으니 익숙한 느낌에
맘이 편해지더라.
중국에 가있는 동안 크게 궁금한 일이 두가지 있었다.
하나는 피랍사태의 향방이었는데
큰 진전 사항은 없었던 것 같고
다른 하나는 심형래 감독의 디워가 과연 흥행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는데 대충 본것만해도 거의 300만이라니
시작은 아주 고무적인 것 같다.
이송희일이라는 독립영화 감독의 디워 비판이
인터넷의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 감독의 입장에서는 디워같은 영화가
쓰레기 같아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워는 만화적인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그동안 심형래 감독이 걸어온 길을 보면 그의 작품들은
현실에서는 등장할 수 없는 판타지를 추구하고 있으며
디워는 그런 그의 작품 중 정점에 이른 것이라 볼 수 있다.
사회 비판 영화나 예술 영화 등을 만들어 온 사람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장르라는 것이다.
이송희일 감독은 그만이 만들수 있는 작품이 있을 것이며
심형래 감독에게도 그만이 만들수 있는 작품이 있는 것이다.
서로 완전히 다른 길을 가는 사람의 작품을 자신의 영화 기준으로
폄하한다는 것은 문제 있는 행동이다.
물론 만화적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도 디워가 가지는 문제점은 많다.
그러나 용가리에서 디워로의 발전은 괄목할 만한 것이고
지금의 대한민국이 이 작품에 열광하는 것은 한국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희열 때문일 거라고 생각한다.
디워는 완벽한 영화가 절대 아니다.
시나리오와 연출로 승부를 거는 영화 감독이라면
비판할 부분도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특수효과 부분으로 볼때는 확실히 우리나라 영화의
수준을 몇걸음 앞서 걸어간 것으로 인정해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