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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뿌리깊은 나무

by coinlover 2011. 12. 23.



마지막에 열심히 봤던 뿌나가 끝났다.

어제는 피곤해서 기절한 와이프 옆에 두고 혼자 열심히 봐주셨다는 ㅋㅋㅋ


어제 마지막 반전이 너무 기억에 남는다.

밀본 본원 정기준 옆에 적절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한가놈이 한명회였다니.... 그리고 밀본원으로서 수양대군을 포섭하러 갔다니....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시나리오가 맘에 들었다.

한명회와 성삼문이 길가에서 스쳐지나 갈 때의 그 미묘함 ㅋ 

(세조 즉위 이후 단종 복위운동을 벌이다 죽은

사육신 성삼문과 계유정난 공신 한명회....)

시즌2를 만들면 조선 사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도 같은데...


그나저나 밀본의 이상인 재상총재제는

수양대군이 세조로 즉위한 이후 더 소원해져버렸거늘....

한명회가 재상총재제를 주장한 밀본원이라는 건....

세조가 즉위하고 집현전을 폐지시켰으나

의정부서사제가 6조직계제로 바뀌고 왕권중심의 정치가 이뤄졌지 않은가?

차라리 재상총재제는 세종 다음 대인 문종과 단종 때 대신들의 힘이 극도로 강화된 상황이

더 맞아떨어지는 듯 한데 말이야.....

밀본의 이상을 버린 한명회와 밀본의 대립을 그리는 것도 괜찮고

시나리오를 쭉이어가서

성종이 밀본을 견제하기 위해서 사림을 키운다거나

중종반정 뒤에 밀본의 힘이 있었다는 시나리오로

연결시켜가면 재미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ㅋㅋ


제대로된 팩션을 본 것 같아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

당분간 뿌나에 버금갈 드라마는 나오지 않을 듯.

이방지나 강채윤, 무휼, 대적불가 카르페이 테무칸의

너무 흥미진진할 뻔한 이야기 카드를 어이없이 버려버린 것이 못내 아쉽지만

(이 드라마의 액션연출은 정말 안습이었다.)

사극의 새 지평을 연 명작 드라마라 칭할만 하다.

개인적으로는 뿌나 원작소설 보다 드라마가 훨씬 재밌었다.


이제 또 당분간 드라마는 안녕~ 

한석규의 연기 아우라에 다른 배우들이 좀 묻히는 경향이 있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