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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진주고등학교, 우리의 기상을 닮은 천왕봉을 밟다.

by coinlover 2011. 4. 22.
원래 고등학교 3학년의 봄소풍이라고 하면 학습 결손이 생기지 않도록

자율학습을 한다던가 아니면 졸업앨범 사진을 찍는다거나 하는게 관례였습니다만,

올해는 이재용부장님께서 큰 마음을 먹고 제대로 된 소풍을 가자는 제안을 하셨습니다.

지리산 천왕봉 당일치기 등반이었죠 ㅜ_ㅜ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자신만만하게 콜을 외쳤지만,

천왕봉에 갈 때마다 거의 실신 지경으로 돌아왔던 저로서는 마음 한켠의 부담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았죠.

그러나 다른 곳에서도 아니고 진주고등학교에서 후배들을 데리고 가는 천왕봉,

물러서서도 안되고, 물러날 곳도 없는 그런 길이었습니다.

뭐 학생들도 이래저래 고민이 많았습니다만 ㅋㅋ

소풍 당일 날까지 기우제를 지낸 학생도 꽤 있었을겁니다.

운명의 2011년 4월 21일,

버스를 타고 중산리로 이동한 우리는 칼바위 - 법계사를 거쳐 천왕봉을 바로 치고 오르는 코스를 택했습니다.

당일 치기 코스이긴 하지만 또 가장 힘든 코스이기도 하죠.

툴툴거리면서도 잘 타고 올라가는 애들이 그냥 대견스럽기만 했습니다.


이래 저래 정리가 잘 안됐지만 애들을 모아서 단체사진을 한번 찍어봅니다.
 
사실 법계사까지 오르는 코스가 정말 힘들지 이후 코스는 천왕봉 직전의 급경사 코스 빼고는

그리 어렵지가 않으니 천왕봉까지 반은 왔던 겁니다.



올라가는 길에 반 불명의 애들 사진도 좀 찍어주고 ㅋ


정상 밑에서 여길 바라봤을 때는 어떻게 올라가나 하는 절망감을 느끼기도 ㅠ_ㅠ


 

허벅지 근육이 비명을 지르고 있을 무렵 바라본 윗쪽 풍경 ㅋ 완전 절벽입니다 ㅋ


옆쪽에 있던 고사목을 바라보며 한숨 좀 돌리고....


단번에 올라가 바라보니 이런 풍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산위에서 무지개를 보는 건 생전 처음이라 완전 흥분의 도가니,

3학년 등산 때 이런 걸 보게 되니 올해 수능 대박나는건 아닌가해서 기분이 무진장 좋아졌더랬죠.

(뒤에 알게된 건데 이걸 채운이라고 부르더군요. 이날 경남 일대에서는 다 보였다고 하던데...)

 

 


천왕봉에서 바라본 함양 방향의 풍경.



정신없이 점심을 먹고 오늘의 제일 큰 목적(?)이었던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저 현수막 가지고 올라간다고 완전 ㅠ_ㅠ 아니 그거보다 정상까지 무거운 카메라 짊어지고 간다고 죽을뻔 했다죠.
 



함께 하셨던 선생님들 단체 사진, 몇분은 낙오학생 및 잔류학생 지도를 위해 법계사까지만 동행하셨기에 사진에 안나오셨습니다.
 

조촐한 우리반 단체 사진 ㅋㅋ

 



1반 두녀석이 요구한 독사진~


마지막으로 올라오는 애들 지도 하느라 다소 늦게 도착한 정은화샘과 이재덕샘.

참으로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이동하 선생님이 찍어주신 내 독사진,

천왕봉에 세번째지만 여기서 사진 찍어본 건 처음인 것 같네요.

정상까지 오르는데 참 많은 곡절이 있었지만 가보니 그냥 좋기만 했습니다.

천왕봉에서 이렇게 좋은 날씨 만나기 힘들다는데

올해 우리학년 그냥 대박 터지는게 아닌지 ㅋㅋ


학교 선생을 하면서 참 좋은게 정말 다양한 체험을 학생들과 같이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애들 사진을 찍어주며 같이 할 수 있는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특히나 제자이자 후배들인 진주고등학교 애들은 내게 정말 각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너무나 좋은 선생님들, 학생들과 함께했던 천왕봉 등반,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허락된다면 애들 데리고 설악산 대청봉을 정복하러 ㅋㅋㅋ

(아~ 돌 날아오는 소리가 들리는구나 ㅋ)